생활경제

"골프웨어도 비싸야 잘 팔린다?"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 '눈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1-07-02 17:38:49

지난해 골프웨어 시장 11% 증가…까스텔바작·와이드앵글 등 역성장

신규 골프 입문자 中 65%가 20~40대…중장년 고객층 편중에 2030세대 놓쳐

단일브랜드로 프리미엄 시장 대응 못해…"여전히 고급 스포츠 인식에 고가 수요 높아"

[사진=한섬 SJYP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골프인구 급증으로 골프산업이 역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중장년 고객층에 집중한 탓에 최근 골프에 입문한 2030 세대를 잡지 못한 데다가 골프웨어 브랜드도 비쌀수록 잘 팔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해지면서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매출액 671억원을 기록해 전년(811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골프수요가 급증한 것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웨어 시장은 5조1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확대됐다. 골프웨어 시장 확대에도 오히려 실적은 역성장한 것이었다.

까스텔바작 뿐 아니라 국내 중저가 골프웨어업체들이 유사한 실적흐름을 보였다. '루이까스텔'을 운영하는 브이엘엔코는 1341억원에서 1274억원으로,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1044억원에서 921억원으로, '와이드앵글'은 890억원에서 879억원으로 각각 매출액이 줄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고객층이 중장년층에 편중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골프수요가 급증한 배경에는 2030세대의 신규 유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골프웨어를 통해서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젊은 세대에게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는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사이에도 성장세가 정체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인구는 전년 대비 약 46만명 늘어난 515만명으로 추산됐다. 특히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가운데 20~40대가 65%를 차지했다. 40~50대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지형도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단일 브랜드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한 탓에 프리미엄 골프웨어가 인기를 누리는 추세에도 대응하지 못했다. 현재 골프웨어 시장은 PXG와 타이틀리스트의 양강 체제를 필두로 한 고가 브랜드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타이틀리스트와 함께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로 꼽히는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도 이달부터 각각 '캘러웨이 어패럴',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을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고가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국내 골프웨어 업체들도 고가 라인업 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코오롱FnC도 중저가 골프웨어 '왁'으로 성장 정체를 겪은 뒤 올해 2월 론칭한 '지포어'를 높은 가격대로 선보였다. 수년 간 절대 강자로 자리해 온 '파리게이츠' 역시 숍인숍 형태로 전개했던 '마스터바니 에디션'을 따로 분리해 가격대를 더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어 프리미엄 골프웨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서 "기존 중저가업체들은 골프인구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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