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주가 ‘줄하향’…금리상승ㆍ비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 ‘부담’

최근 증권업계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적은 꾸준히 좋지만,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공급 부족에 따른 제한적 판매량 등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비메모리 공급불안·금리 걸림돌”···목표주가 9만2000원까지 내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삼선전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2000원으로 내렸다. 하나금융투자는 11만1000원에서 10만1000원, 신한금융투자는 12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반도체 업황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도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업황 및 삼성전자 실적 개선 모멘텀(상승추세)의 둔화가 예상된다”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와 내년 예상 BPS(주당순자산가치) 대비 1.8배와 1.7배로 지난 10년간 연간 고점 배수들의 평균 수준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한 10조8000억원이 될 것이라 추정했다. 특히 IM부문 영업익은 갤럭시S21 출하 감소와 일부 부품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 따라 전 분기 대비 35% 줄어든 2조9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의 금리 상승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정책 우려를 지적했다. 달러 금리가 상승할 경우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여지가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 하반기 테이퍼링 우려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며 “하지만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2분기부터 서버 수요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며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대한 확신이 강해진다면, 주가 업사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물량 부족 사태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물량 부족 상태에서 세트(스마트폰, TV) 제품을 출하하는 삼성전자가 불리하다”며 “아울러 경쟁사 인텔의 대규모 증설 발표가 주가 상승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비운 포트폴리오 추천도···“하반기 경쟁력 부각 전망될 것”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비울 용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비운다면 2분기에 비워야 한다는 투자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이 다른 종목들에 비해 부진하고 시총 비중과 이익 비중을 비교했을 때 시총 비중이 추가로 하락할 여력이 있다”며 “삼성전자가 아닌 코스피200 기업, 경기민감주, 코스닥 시장 투자가 대안으로 제시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하반기로 접어들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 TSMC의 카펙스(Capex, 자본적 지출) 상향과 삼성전자 오스틴팹 정상화로 파운드리 공급 정상화화가 추진되고 있다”며 “파운드리 공급부족이 해소될 경우 동사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메모리 전반에 걸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결국 부품 생태계 정상화에 따라 삼성전자에 직간접적 수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