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필요 논란

①인뱅 판 벌리자는 은행연합회…금융지주 “왜 또 나한테”

신병근 기자입력 2021-05-14 14:44:57
은행聯 주도 금융위에 전달…업계 반응은 '싸늘' 고객 나눠먹기식 전락 우려…"왜 하필 레드오션"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향서를 은행연합회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은행연합회가 의견을 취합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은행 고객 나눠먹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정치권까지 즉각 반발하고 나서 제4 인뱅의 출범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주요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지방 금융그룹(BNK·JB·DGB) 중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설립을 목표로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거나 사전 조직개편 움직임은 전무한 상태다.

업계는 우선 은행연합회가 나서서 설문조사를 벌인 배경부터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빅테크(대형 정보통신업체)의 공세에 맞서 디지털 혁신(DT)이 금융권 공통 화두이자 미래 생존전략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보유한다고 빅테크 침투를 차단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금융회사 회장, 은행장들을 잇따라 만나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을 원하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정작 금융사별 DT 실무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윗분들의 상상일 뿐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금융지주 관계자 들은 이런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인 것은 이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2곳 인터넷은행과 더불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칭)까지 3곳이 각축전을 벌이게 될 레드오션 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전통 금융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역시 기존 인터넷은행 앱 등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실정에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인터넷은행이 생긴다면 그간 쌓아 놓은 디지털 역량이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KB국민은행(카카오뱅크 9.3%), 하나은행(토스뱅크 10%), 우리은행(케이뱅크 26.2%) 등 주요 은행들이 현재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자체 인터넷은행을 보유하는 것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빠르게 전개되는 디지털 전환 속 은행 지점 폐쇄를 염려하는 정치권의 반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의향을 묻는 질문에 굳이 '아니오'라 답할 필요도 없고, 라이선스를 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수준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설문조사 제출은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밀어붙인다 해도 궁극에는 정치권에 부딪혀 좌초될 수밖에 없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 경쟁 양상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발만 담그고 있겠다는 뜻"이라며 "설립이 되더라도 결국 밥그릇 쪼개기, 고객 나눠먹기식이 될텐데 이미 앱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는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메리트(효과)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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