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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의 독설(督說)] 가전의 LG, 10년 후 대표 이미지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욱 부장
2021-03-31 14:37:21

완성차업체, 배터리 내재화로 주도권 확보 노려

LG, 배터리・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 생산

전기차 직접 생산도 가능할 전장업체 위상 확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 제공]

국내 대기업들은 각각 그룹을 대표하는 이미지 업종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먼저 떠오르고,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연히) 자동차가, SK그룹은 주유소와 통신이, 롯데그룹은 백화점 등 유통이 그룹 이미지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재계 4위인 LG그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입니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시작된 국내 최초의 가전업체다운 이미지입니다.

LG전자는 금성사 시절인 지난 1980년 컬러TV를 선전하면서 사용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문구는 지금도 회자할 정도로 사람들 머리에 강하게 각인됐습니다.

그러나 10년 후에도 LG그룹 이미지로 가전이 먼저 떠오를지는 모르겠습니다. ‘LG전자’라는 백색가전 업체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현재 추세로만 본다면 LG그룹은 그룹의 중심이 될 먹거리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장(전기장치) 산업입니다.

최근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전기차입니다. 얼마나 싸게 공급하고,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느냐는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완성차업체들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연계됩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은 배터리 몫입니다. 이를 낮춰야 기존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경쟁력이 가능해집니다. 또 낮은 가격에 우수한 성능의 배터리를 확보하면 다른 업체 전기차보다 가격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배터리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면 배터리 업체에 납품 단가를 낮추게 할 수 있는 요인도 됩니다.

결국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는 배터리 업체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전기차 수요에 비해 배터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보다는 배터리업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칼자루는 완성차업체로 넘어가고 배터리업체들은 전기차 부품업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LG그룹은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 주도권 경쟁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LG그룹 내에는 배터리 외에도 전기차의 핵심부품을 만드는 계열사들이 다수 포진해있기 때문입니다.

LG화학에서 분리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최상위 배터리업체고, LG전자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동모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으로 LG마그나 이파워트렌인(LG마그나)을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LG전자는 2018년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ZKW를 인수했습니다.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1위를 굳히고 있고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내비게이션(AV/AVN) 시장에서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기업 ‘룩소프트’와 협력해 합작회사 ‘알루토’를 출범시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강화했습니다.

LG전자는 현재 스마트폰사업 정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데,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기술들입니다.
 

[알루토 출범식 알림 홈페이지 사진=알루토 홈페이지]


이처럼 LG그룹은 배터리, 헤드램프, 모터, 인버터, 충전기, 구동시스템, 텔레매틱스까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 기반만 없을 뿐 LG그룹이 전기차를 개발해 생산하겠다고 작정을 하면 못할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을 정리한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전기차 생산에 직접 나서라는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LG그룹이 전기차 생산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아주 적습니다. 쌍용차 인수하게 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자동차 생산시설을 갖출 수 있겠지만 생산시설만으로 자동차를 팔 수는 없습니다. 판매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쌍용차 판매조직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기존 현대차 등의 네트워크를 따라갈 수 없고 세계 시장에서는 더욱더 자동차 메이커로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배터리 하나만 놓고 본다면 LG는 앞으로 완성차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LG는 배터리 외에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전장 전문기업이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언제 생산해도 이상하지 않은 LG그룹이 전기차 주도권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LG그룹의 전장은 ‘순간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10년을 좌우’할 사업이 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김성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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