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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설킨 OTT]①‘웨이브 상장’ 앞둔 SKT...싸이월드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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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2021-03-04 17:25:05

오리지널 컨텐츠 부재 등 문제 해결 시급

[사진=웨이브 로고]

상장을 준비중인 SK텔레콤 자회사 웨이브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것은 킬러 콘텐츠와 다양성이다. 여러 사업자들과 손을 잡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는 쉽지 않았다. 자체 매력이 낮은 것은 물론 복잡한 지분구조 탓에 협업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대표 OTT(Over The Top)업체들은 지난 2일 ‘한국OTT협의회’를 발족하고 정책 분야 공동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디어규제 완화 등을 통해 토종OTT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스니플러스 등 해외 OTT업체들이 강력한 콘텐츠를 등에 업고 한국 시장에 속속 상륙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OTT업체들의 합병설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웨이브 모회사인 SK텔레콤은 지난해 티빙과 합병을 공식 제안하고 나서기도 했으나 당시 티빙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SKT가 상대적으로 조급한 이유는 콘텐츠 경쟁력 부재다. 지상파 3사 중심 콘텐츠를 공급받지만 플랫폼 경쟁력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에서 선순환 구조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입자 1000만명이란 막강한 수치도 통신사 고객이 대다수인 탓에 충분한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SKT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핵심 중 핵심이다. 그 일환으로 웨이브를 비롯한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 여러 자회사 상장을 준비중이다. 즉, 웨이브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 중 하나로 기업가치 제고는 필수다.

SKT는 지난 2019년 10월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디지털 콘텐츠 등 주요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OTT에 필요한 콘텐츠를 고려하면 현재는 그 힘이 떨어진다. 특히 OTT사업자들이 난입하면서 웨이브 등 플랫폼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수준이다.

지분구조를 고려하면 웨이브의 협업을 통한 OTT강화 전략이 쉬운 것은 아니다. 현재 웨이브는 SKT와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빙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해도 VC 등을 포함해 다수의 주주가 얽히면서 각 주체별 실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단연 SKT와 웨이브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SK그룹이 과거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 인터넷 사업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 재차 부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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