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현대차 왕의 용퇴]⑤중국 CATL 배터리 수용,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고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1-02-23 08:24:28

그룹 해외매출 증가, ‘2018년 개편안’ 명분 강화된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3차 물량에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선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이 절실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행보는 불가피하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되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플랫폼 E-GMP 3차 물량 배터리 공급 업체로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이 최종 선정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공급자 선정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납품사 다변화가 필요하다. 역으로는 CATL 배터리를 탑재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기존 자국 배터리 업체 제품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했다. 작년부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쓰인 전기차에도 지원을 시작했으나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CATL 제품과 가격차가 커 현지 공략이 쉽지 않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은 글로벌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양사 모두 전기차 리콜을 실시하는 등 돌파가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됐다. 관련 대수가 많지 않아도 이미지가 중요한 자동차 브랜드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있어 중국 시장 공략과 성공은 외형성장으로 이어진다. 해외매출 비중이 늘수록 글로벌 입지 또한 더욱 탄탄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그룹 ‘해외매출’ 비중은 과거 지배구조 개편에서 발목을 잡기도 했다.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분할합병 존속부문인 핵심부품 사업과 분할부문인 모듈사업·AS부품사업을 0.79대 0.21로 나누자 분할부문 사업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와 분할부문 합병이 결국 오너일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당시 분할계획을 보면 AS사업부 영업이익 비중이 80% 이상이었다. 순자산가치 기준 분할비율은 문제가 없지만 수익성은 고려하지 않은 처사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대모비스의 높은 계열의존도 매출이 있다.

그만큼 현대모비스의 낮은 해외매출 비중, 즉 논캡티브(비계열 거래 물량) 매출 부진이 지배구조 개편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에 따른 존속법인이 해외부문을 대부분 담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와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5% 감소한 3조6574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에서만 적자가 발생했다.

현대차그룹이 CATL 배터리 수용 여부를 단순 국내 배터리 산업에 위협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2018년 개편안 재추진(현대모비스 인적분할)이다. 그러나 분할비율을 조정하면 당시 비판들을 현대차그룹이 인정하는 꼴이 돼 버린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단연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해외 매출을 높이는 것이다. 성공한다면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하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게 된다.

IB관계자는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합병비율 문제는 결국 해외와 국내 매출 비중에 있었다”며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좋은 방안은 2018년 개편안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루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핵심 기업 주주 설득도 쉬워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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