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김성욱의 督說] 프로야구단 팔고 산 SK-신세계의 평행이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욱 기자
2021-02-02 10:58:17

매각 SK 와이언스, 구단주 최태원 아닌 최창원

인수 신세계, 정용진 몫 기업명 사용할 듯

일반적이지 않아 그룹 상황 연계 해석 나와

독(督)은 무언가를 자세히 살핀다는 뜻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자세히 살펴보고 또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說)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사진=SK 와이번스 홈페이지]


지난주 재계와 스포츠계가 깜짝 놀랄 뉴스가 터졌습니다. 바로 신세계그룹이 SK그룹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인수 소식입니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에 야구단 매매는 총 다섯 번 있었습니다. SK 와이번스는 6번째 매매가 이뤄진 야구단입니다.

첫 매매는 프로야구 출범 4년째인 1985년에 있었습니다. 원년 멤버인 삼미 슈퍼스타즈를 섬유업체인 풍한방직에서 인수해 청보 핀토스가 됐습니다. 그러나 야구단 인수 때부터 법정관리기업이었던 풍한그룹이 도산하면서 87년 시즌이 끝나고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으로 주인이 바뀝니다. 그리고 95년 다시 당시 현대그룹이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합니다.

이 외에 1990년 LG그룹이 MBC 청룡을 인수했고, 2001년에는 현대차그룹이 당시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했습니다.

MBC 청룡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야구단 주인이 교체됐습니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에 뛰어든 것보다 SK그룹이 야구단을 매각한 것이 충격적인 뉴스였습니다. SK그룹이 야구단 운영이 어려운 그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태원 SK 회장, 구단주 맡은 적 없어

SK그룹이 야구단 매각 이유에 대한 다양한 분석 중 하나로 형제간 계열분리 전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구단주는 대부분 그룹 총수가 맡습니다. 단 삼성 라이온즈는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없기 때문에(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소속이다) 야구단 대표이사인 원기찬 사장이 구단주도 겸하하고 있습니다.

총수가 구단주를 맡지 않고 있는 또 한 곳이 SK 와이번즈입니다. SK 와이번즈 구단주는 최태원 회장이 아닌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입니다. 최창원 부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며,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입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최창원 부회장, SK바이오사이언스 IPO 이후 분리 가능성 제기

SK그룹은 사실상 ‘한 가족 세 지붕’입니다. SK㈜, SK네스웍스, SK디스커버리 등 사실상 3개 지주가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는 SK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이 없고, 최태원 회장만 0.3%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K디스커버리 주요 자회사로는 SK가스, SK케미칼, 그리고 코로나19로 더 각광받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있습니다.

최창원 부회장이 구단주를 맡은 시기는 SK건설 증자에 그룹이 참여한 이후인 2014년입니다. 최창원 부회장은 케미칼-건설-가스를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SK건설 재무사태가 취약해지면서 그룹으로부터 증자를 받으면서 계열분리 얘기가 사라졌습니다. 최 부회장 측은 현재 SK건설에 대한 지분이 없습니다.

최 부회장은 구단주는 스스로 “심각한 야구팬”이라고 소개합니다. 최창원 부회장인 구단주를 맡을 당시 최태원 회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실형을 받던 시기입니다. 이를 떠나 최 회장은 야구장을 종종 찾기는 했지만 구단주를 맡은 적이 없습니다.

SK그룹의 형제간 계열분리 가능성은 오래된 얘기입니다. 그런데 최창원 부회장이 독자 경영하는 SK디스커버리는 대외적으로 야구단이 필요한 계열사는 없고, 또 야구단을 운영하기에는 자금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야구단을 적극적으로 사겠다는 곳이 나왔다면 안 팔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이러한 추정이 SK그룹 형제간 계열분리가 멀지 않았다는 암시를 한다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최 부회장 측은 SK 브랜드를 포기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공개(IPO)를 통해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고도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 야구단 이름에 그룹명 안 쓸 듯

신세계그룹으로 넘어간 야구단 이름은 ‘SSG 일렉트로스’가 유력하게 떠올랐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일렉트로스’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그룹명을 팀명에 사용하지 않는 구단은 두 곳입니다. KIA 타이거즈가 그룹명(현대차그룹) 대신 계열 기업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특별한 모그룹 없이 네이밍 투자를 받아 팀명에 씁니다.

인천 새 구단 이름이 SSG 일렉트로스가 된다면 그룹명을 팀명에 사용하지 않는 세 번째 구단이 됩니다. 이 이름이 유력한 것은 야구단 인수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그룹 총수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회장입니다. 이명희 회장은 지난해 9월 아들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을, 딸 정유경 사장에게 신세계백화점 지분을 각각 증여했습니다. 이에 이들 남매는 각각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키덜트 문화’ 추구 정용진 부회장 주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세계그룹은 승계 과정에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으로 분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부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야구단에 신세계를 달면 곤란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일렉트로 마트 마스코트인 일렉트로맨[사진=일렉트로마트]


상표등록을 한 일렉트로스는 이마트 전자매장 ‘일렉트로 마트’와 관계가 있는 이름입니다. 일렉트로 마트는 삐에로쑈핑과 함께 정 부회장의 야심작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실망스런 실적을 보였습니다. 둘 다 구조조정에 나서 삐에로쑈핑은 이미 정리가 끝났습니다. ‘키덜트 문화’에 관심이 큰 정 부회장이 일렉트로 마트를 살리기 위해 야구단을 ‘일렉트로스’로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단명이 일렉트로스가 된다면 마스코트는 ‘일렉트로맨’이 되겠죠. 일렉트로맨은 정 부회장이 영화 제작까지 계획했던 일렉트로 마트의 마스코트입니다. 한국형 슈퍼 히어로 영화로 특정 배우가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나왔었습니다.

일렉트로맨이 마스코트가 된다면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 마스코트는 다시 슈퍼 히어로가 됩니다. 원년 멤버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스코트가 슈퍼맨이었으니까. 인천을 계승한다고 한다는 측면에서도 적합한 마스코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의 프로야구단을 팔고 산 두 그룹은 모두 형제간 계열분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프로야구단 매매가 계열분리의 단초가 됐는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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