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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카카오엠 합병, 카카오 자사주 ‘안정적’ 처분 기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1-01-27 09:40:43

급증한 기업가치, 밸류 의구심 해소...교환사채 발행 ‘신의 한수’

[자료=카카오페이]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채비를 갖췄다. 특히 콘텐츠 부문은 핵심 중 핵심이다. 교환사채(EB) 발행 당시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업가치가 제고될수록 EB관련 자사주 처분 이슈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합병을 통해 고평가 밸류 의구심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5일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엠을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사명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된다. 합병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합병비율은 각 1 대 1.31로 카카오엠 주주는 1주당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31주를 받게 된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엠 흡수 합병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증대와 사업역량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지는 8500여개 웹툰과 웹소설 IP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전문 기업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인기 드라마 ‘경이로운소문’은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도 다수 IP가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제작에 활용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엠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멜론’으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영화 등 영상제작, 매니지먼트, 카카오TV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기업의 사업구조를 보면 시너지효과는 극명히 드러난다.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카카오TV까지 활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전부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쳐왔다. 카카오페이지도 내부적으로 검토에 나서면서 ‘초대형 종합 콘텐츠·플랫폼 기업’ 출범이 예상됐다.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2020년 기업공개(IPO)를 공식 선언하자 카카오엠 행보에도 이목이 쏠렸다. 카카오엠 상장은 시기의 문제일 뿐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카카오엠이 음원에 이어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상사업은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 영상 사업자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이러한 부담을 덜게 됐다.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엠을 흡수합병 하는 동시에 IPO를 추진하는 것은 몸값을 높이면서도 카카오엠이 따로 상장하는 불필요한 절차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면서도 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포석이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양사 합병 후 지분율은 68.7%가 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 가치를 5조원, 카카오엠을 2조원으로 평가하고 있어 카카오가 보유한 합병 법인 지분가치는 단순 합산 기준 5조원에 달한다. 시너지효과 발현 등을 고려하면 현재 평가 가치 수준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 고평가 밸류 의구심 씻어내...자사주 안정적 처분 기대

카카오는 이미 콘텐츠 사업을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2년6개월물 교환사채(EB) 3억달러를 발행할 당시 IR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콘텐츠 사업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사채 금리는 0%였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메자닌(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의 상품) 시장에서 제로(0) 금리 발행을 간혹 볼 수 있다. 다만 투자 수요는 성장 대비 가격 메리트로 결정된다. 교환 대상은 카카오 ‘자사주’다. 카카오는 2018년 9월 카카오엠 합병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고 해당 물량을 2023년 9월까지 처분할 의무가 있다.

통상 자사주를 처분할 땐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한다. 그러나 교환가액은 주당 47만7225원으로 당시 주가 대비 무려 35% 할증됐다. 이자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 또한 비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우량 기관투자자들은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교환가격은 IR 당시보다 높은 수준(기존 프리미엄 27.5%에서 35%로 상향 조정)에서 결정됐다.

교환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2022년 10월 28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교환가액 이상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야 상환 요구에 따른 부담을 덜고 자사주 매각 이슈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카카오 시가총액은 주당순자산비율(PBR) 7~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미 ‘고성장’이 반영돼 있어 투자자들을 납득시킬만한 유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카카오는 예고했던 콘텐츠 사업 강화를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합병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합병을 지속 검토해왔다”며 “교환사채 발행으로 끌어들인 자금도 콘텐츠와 플랫폼 관련 투자에 쓰이는 만큼 양사 합병 결정은 카카오 가치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 시장가치 중 50% 이상이 자회사 가치로 평가받고 있어 계열사들의 IPO 일정 등도 중요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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