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현대차 3인방' 교체?…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에 기아차가 빠진 이유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2-11 14:03:53

현대차, 모비스ㆍ글로비스와 인수 참여…지배구조 개편 차원

글로비스, 경제3법 본회의 통과로 계열사 의존도 낮추기 가속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홈페이지 캡쳐]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현대차그룹 3인방’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가 제외되고 현대글로비스가 참여하면서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3법’ 통과로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의존도를 낮추는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의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11일 이사회를 갖고 인수 참여를 결의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분야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정하고 공정작업 효율화(현대차),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현대모비스), 물류 혁신(현대글로비스)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업체인 앱티브 지분을 인수 당시에는 현대차(26%), 현대모비스(10%)와 함께 기아차(14%)가 힘을 모았다. 이전에도 현대차그룹 3인방은 각종 자산매입(한전부지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시장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기아차가 빠지고 그 자리를 현대글로비스가 대신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 3인방’ 개념이 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공통점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곧 순환출자 해소로 이어지고 해당 지분을 확보하는 주체는 그룹 지배력이 강화된다.

기아차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할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기아차 지분은 단 한 주도 사들이지 않았다.

최근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중대표소송제 근간은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에 있다. 그간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문제와 임원 겸직에 따른 모회사 주주의 자회사 이사 견제 수단 부재 등이 그 배경에 깔려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관련 법안 통과로 다수의 국내 그룹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특히 현대차그룹은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국내 유일의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으며 그룹 수장인 정의선 회장이 주요 계열사 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탓이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 반발로 막히면서 현대차그룹도 주주친화정책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미래자동차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양적·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상법 개정안과 함께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핵심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기존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가 보유한 상장 계열사 지분이 20% 이상인 경우다. 기준이 30%에서 20%로 하향되면서 현대글로비스(총수일가 지분 29.9%)는 지분 10%를 팔거나 내부거래를 줄여야 한다.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을 감안하면 방향성은 후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수년 전부터 거론되면서 현대차그룹도 꾸준히 대응 방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고 수차례 거론된 얘기”라며 “기업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글로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중고차 시장 진출 이전부터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해 지속 노력해왔기 때문에 개정안에 떠밀려 무리한 지배구조 개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 후 첫 인수대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2025년까지 60조원 투자’ 내용을 보면 단순 ‘자동차’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사업 특성상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점차 탈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다양한 매물에 접근해 목표 달성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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