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포스코케미칼, ​1조 유증…신용등급 방어ㆍ배터리 선점 '두 토끼' 사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11-10 15:34:38

발행주식 1647만5000주, 발행가액 6만700원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 위한 투자금 마련 목적

최정우 포스코 회장, 소재부문 강화 의지 반영

[포스코케미칼 CI 사진=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소재부문 강화를 위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등급하향 트리거(trigger)를 일부 충족하고 있어 자본조달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산업은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지만 동시에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는 분야다. 포스코케미칼의 유상증가 결정은 성장성에 더 큰 무게 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21년 1월 13~14일 이틀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발행주식수는 1647만5000주이며 발행가액은 6만700원이다. 최종발행가액은 1월 8일에 결정된다.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은 2차전지 관련 시설투자와 노후된 설비 교체·증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포스코켐텍(음극재)이 포스코ESM(양극재)을 흡수합병해 출범했다.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을 통합한 것이다. 합병 후 투자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2019년 천연흑연 음극재 2공장 증설, 양극재 광양 2단계 투자 등으로 3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143억원에서 2019년 말 2668억원을 기록하며 무차입 기조가 깨졌다.

오는 2022년까지 2조원에 가까운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다. 포스코케미칼이 주력하고 있는 내화물과 생석회 등은 포스코를 포함한 그룹 계열 매출이 80%에 달한다. 안정적 거래처를 기반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규모 증설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포스코케미칼 신용등급은 ‘AA-, 안정적’이다. 하지만 차입규모가 크게 늘면서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등급하향 트리거(trigger)를 일부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단계만 강등돼도 비우량채로 전락하게 돼 조달 비용 증가는 물론 차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자금조달 방안을 두고 상당히 고심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공급 확대를 위해 차입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선택인 탓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소재부문을 철강부문 못지 않게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도 이번 유증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취임 후 그룹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확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포스코 그룹 내 성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곳이 포스코케미칼이다. 유상증자가 성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실적 증가로까지 이어진다면 신용등급 방어와 경쟁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또 최 회장은 신성장 동력 확보 등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게 된다.

우려되는 것은 배터리 공급 과잉이다. 전기차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제조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이미 수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고 있다. 향후 부가가치를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반면 소재 부문은 전방산업인 배터리 대비 경쟁이 뒤늦게 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공급 과잉 우려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둔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포스코케미칼 유증 결정은 이차전지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와 포스코 그룹 차원의 적극적 지원 등이 맞물린 결과"라며 "주가에는 부담이지만 자금조달 균형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적절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증설 시기를 놓치면 시장 선점이 어렵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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