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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3.4조 충담금 적립, 무디스 '우려' vs 나이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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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2020-10-22 17:04:06

나신평 "품질 비용 반영,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 아냐"

무디스 "수익성 악화·품질 우려 확대로 이어질 것"

[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의 품질 관련 충당금 반영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엇갈렸다. ‘신용등급 유지에 부담이 된다’는 무디스의 분석에 나이스신용평가가 부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낸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2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3분기 실적에 약 3조4천억원의 품질 관련 비용을 반영하기로 한 현대·기아차의 결정에 대해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정도의 부정적 요인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9일 떨림·시동 꺼짐 등 결함 논란이 있는 세타2 GDI 및 세타2 터보 GDI 엔진에 대한 품질비용을 올해 3분기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품질비용 규모는 현대차가 약 2조3000억원, 기아차가 약 1조3000억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완성차 메이커들은 대부분 EBIT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EBIT흑자를 유지하며 경쟁 완성차 메이커들과 차별화된 영업실적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의 흑자 요인으로는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와 MIX 개선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어 "금번 품질비용 발생규모를 감안할 때 2020년 3분기 EBIT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증가와 경쟁사 평균을 상회하는 영업수익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품질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2020년 연간기준으로 EBIT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품질비용이 적지는 않지만 재무적 완충력이 견고하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현대・기아차의 장기 신용등급을 낮출 정도의 부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이 같은 분석은 앞서 발표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판단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품질 관련 비용 발생은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두 회사가 직면한 품질관리 과제를 지속해서 부각한다"고 지적했다.

유완희 무디스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품질 비용은 2020년 두 회사의 수익성을 크게 약화하고 향후 1~2년간 현금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연구원은 또 "현대·기아차가 앞으로도 비슷한 규모의 비용을 충당금으로 계속 쌓을 경우 제품 품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브랜드 형평성에도 압박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이번 품질 비용 반영으로 지난해 각각 3.5·4.0%였던 현대차와 기아차의 EBITA 마진이 올해는 1.1~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놓은 두 신용평가사이지만 무디스와 나이스 모두 반대 상황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했다. 무디스는 적절한 금융 완충장치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현대·기아차가 부정적인 요인을 방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고, 나신평은 추가적인 품질비용 발생 가능성과 미국 검찰의 세타 엔진 리콜 적정성 조사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평가사와 연구원의 시각 차이일 뿐 두 신평사의 분석 모두 일리가 있다"며 "때문에 단순히 결론에 집중하기보다는 평가의 근거에 초점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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