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억 넣고 '따상' 해도 수익률 0%대…소문난 IPO에 먹을것 없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환 기자
2020-10-20 06:05:00

상장 초기 오버슈팅 이후 지속 하락

가치 고평가ㆍ의무확약기간 고려해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10월 5일과 6일 양일간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6일 NH투자증권 영업부금융센터에서 고객들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 청약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IPO 대어들의 증거금 대비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으로 단기적으로는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공통된 특징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증거금 1억원 넣고 '따상'해도 수익률 0%대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9만9500원으로 20만원대 가격이 무너졌다.

빅히트 주가는 15일 상장 직후 '따상'에 성공하면서 시초가 27만원으로 시작해 35만1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상한가를 기록한 직후 바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25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16일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0만500원으로 아슬아슬하게 20만원선을 유지했다가 주말이 지난 뒤에도 계속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빅히트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은 기업공개(IPO) 기대주로 손꼽혔다. 공모주 청약 마감에서 통합 경쟁률은 606.97대 1. 총 증거금은 58조42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가 빅히트 공모 청약으로 1억원 증거금을 넣어도 2주(공모가 13만5000원)의 주식을 받게 된다.

만일 투자자가 빅히트 주식이 '따상'했을 때 수익률을 살펴보면, 1주에 공모가(13만5000원)의 160%인 약 21만6000원, 2주를 받는다면 43만2000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증거금(1억원) 대비 수익률로 환산하면 0.432%가 된다. 하지만 현재 19만5000원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공모가 대비 144%, 2주를 받는다면 12만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증거금 대비 수익률을 불과 0.12% 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 IPO 흥행몰이를 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초기 오버슈팅(시장가격 일시적 폭등)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두 회사 모두 따상 혹은 따따상하며 주가가 급상승했을 당시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가 않다.
 

최근 IPO를 진행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3사의 상장 후 수익률 비교. [사진=각사 제공]


공모가 2만4000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는 19일 9시2분 기준 4만5200원으로 만일 증거금 1억원을 내고 5주를 받았을 경우 10만6000원의 수익을 얻는다. 증거금 대비 수익률은 0.106%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의 경우 15만2000원으로. 증거금 1억 기준 13주를 배정받았을 때 133만2500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증거금 대비 수익률은 1.3% 수준에 그친다.

만일 증거금을 개인자산으로만 넣지 않고 마이너스통장 등 빚을 내 넣었다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1금융권 은행 기준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금리가 2~3%대에 형성돼 있다. 1억원 중 5000만원을 연이자 3%로 빌렸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3일간 이자가 1만2000원이며 한달에 12만원 선이다. 빅히트 기준으로 '따상'에 성공해서 43만원을 벌어도 이자를 감안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41만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만일 팔지 못하고 계속 주식을 손에 쥐고 있는 경우 이자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만일 빅히트 주가가 한 달 뒤에도 현재가 19만5000원을 유지한다면, 1억 증거금을 내고 얻은 12만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이자로 반납해야한다. 주식을 보유만 해도 사실상 손해가 되는 셈이다.

◆기업가치 고평가·의무확약기간 등 고려해야

이처럼 주가가 약속이라도 한 듯 떨어지는 것은 증권사들이 의무확약보유기간이 끝난 뒤 보유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의무보유확약 제도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말한다. 더 많은 물량을 주는 대신 짧게는 15일, 최대 6개월까지 강제적으로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한다.

실제 SK바이오팜은 10월5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SK바이오팜 주식 170만5534주가 3개월간의 의무보유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유통되면서 10%대 주가 하락을 겪었다. 카카오게임즈도 10월12일 435만주의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면서 8%대 하락장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빅히트가 특히 하락장이 빨리 온 것도 단기의무확약보유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IPO를 진행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3사의 주가 변동 추이. [[사진=각사 제공]]


빅히트 공모주식 713만주 가운데 기관 투자자에 배정된 주식은 428만2309주(78.37%)인데, 15일(20만5464주)과 1개월(132만3416주) 비중은 35.68%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물량이 풀릴 것이란 위기감에 일찍 차익실현을 진행하면서 주식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모주들의 경우 기업의 가치평가가 고평가되거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외부 요인으로 과열된 상태”라며 “단기 차익만을 위한 투자는 투기에 가깝기 때문에 투자 대상의 재무정보와 기업 가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투자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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