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회사 내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모빌리티 전문 기업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을 설립한다고 16일 밝혔다.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26일, 분할 기일은 12월 29일이다.
티맵모빌리티는 국내 운전자 75%가 사용하는 T맵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업체로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추격에 나선다. 이를 위해 우버테크놀로지와 택시 호출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JV·합작투자)를 만든다. 우버는 여기에 1억달러(약 1150억원),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달러(약 575억원)을 투자한다.
이 밖에 새 법인은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과 3차원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등에 도전한다. SK텔레콤은 이 회사 가치를 1조원으로 보고 2025년까지 기업 가지를 4조5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맺은 파트너십과 대조된다. 당시 두 회사는 3000억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하고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ICT(정보통신기술) 등 4대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양사는 당시 ‘미래 ICT 분야’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금융 등에 한정했다. 모빌리티 사업은 없었다. 카카오에 뒤처진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자의 강점을 활용한 모빌리티 사업을 고민해왔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애초 T맵과 카카오택시, 플로와 멜론은 결합이나 협력 대상이 아니었다. 협력에 비해 경쟁하는 분야가 뚜렷하다 보니, 눈에 띄는 시너지를 찾기 어렵다. 주력사업 곳곳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는 두 회사의 오월동주가 부각되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간 카카오와 크고 작은 사업들을 지속해왔고 굵직하게 준비중인 사업들도 있다”며 “당시에도 이미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경쟁할 곳에서는 경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회사 간 협력과 자회사 간 경쟁 구도는 OTT 분야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는 7월 자사 IPTV인 Btv를 ‘러블리 Btv’로 개편하고 ‘모바일 Btv’ 서비스를 내놨다. 콘텐츠를 모바일로 볼 수 있고 기존 OTT처럼 4명 동시 접속도 된다. 주요 콘텐츠가 영화지만 방송 다시보기 기능도 있어 웨이브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방송3사(KBS·MBC·SBS)와 합작한 서비스다. 웨이브는 SK브로드밴드와 영화 콘텐츠 공존 방법을 협상하고 있다. 협력과 경쟁을 오가는 ICT 회사의 복잡한 생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