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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타의적’ 매출 집중도 완화...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09-02 08:16:00

품지 못한 한온시스템과 대조적...정몽원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만도 자율주행 레벨4 시험운행 성공.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만도]

 만도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약점으로 꼽히는 협소한 고객사 풀(pool)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과거 한라그룹에 속했던 한온시스템(옛 한라공조)이 새 주인을 만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진하는 것에 비해 뒤쳐지는 행보다. 만도 또한 한라그룹 주력 계열사인 만큼 실적 개선 여부가 정몽원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만도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6% 확대된 2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5%(839억원), 19.5%(513억원) 급감했다.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5.2% 증가했다. 인도(17.9%)와 한국(7.2%)에서도 선전했지만 중국시장에서 부진(14.4%)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만도의 지역별 매출은 국내시장이 50%를 넘는다. 현대·기아차가 주요 고객사다. 중국시장은 20% 수준이지만 이 또한 중국으로 수출하는 현대·기아차 영향이 크다. 고객 풀(pool)이 협소하다는 점은 만도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다. 다만 인도 로컬업체 매출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증권업계는 향후 만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국내 공장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마진율 2%→4%). 그간 ADAS(첨단운전보조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증가에 불구하고 완성차업체의 매출 부진으로 단가인하 압력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SUV, 전기차 등 자동차업계의 뉴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마진하락 우려도 낮아졌다.

다만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매출을 회복하더라도 만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현지 부품 사용을 제한했지만 원가절감을 위해 로컬업체들도 입찰이 가능토록 했다. 만도는 ‘타의적’으로라도 매출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생긴 셈이다.

◆정몽원 회장 경영능력 의구심...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 후 만도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자동차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부적으로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말에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불과 7개월만인 지난 7월 임원 20%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할 수 있지만 크게 대조되는 기업이 있어 눈에 띈다. 바로 한온시스템이다.

만도와 한온시스템을 뗄 수 없는 존재다. 한라공조(현 한온시스템)는 만도기계(현 만도)와 포드가 50대 50으로 합작해 지난 1986년 설립한 회사다. 한라공조는 한라그룹 핵심 계열사였지만 아시아외환위기로 비스테온에 매각됐다. 이후 한라그룹은 그룹 재건을 목표로 만도를 품에 안았지만 한온시스템은 그렇지 못했다.

한온시스템 1대주주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50.5%)며 2대주주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19.5%)다. 비스테온으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해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 한온시스템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세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공조 시스템 부문에서 수위의 지위에 있음은 물론 고객사 다변화로 안정적 매출과 이익을 확보했다.

같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만도와 한온시스템의 행보는 분명 다르다. 정몽원 회장이 한라공조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두 기업의 대조적인 모습은 정 회장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만도의 매출처 다변화와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정 회장 경영능력이 명확해지는 만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만도는 범현대가로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너무 안주한 탓도 있다”며 “글로벌 정세가 혼잡한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사도 기업별로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로 만도도 반드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령 마진이 적더라도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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