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셀트리온 3사 합병, 과도한 외부시선 의식...기·승·전 ‘공매도 방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9-29 09:40:00

셀트리온 최대주주 지분 중 33%가 담보...연간 이자율 3% 안팎 부담

“경영보다 주가에 민감한 기업”...‘투명성’ 강조 통한 투자자 접근성 높이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유투브 캡처]
 

셀트리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목적이 공매도 방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담보대출로 주가를 방어하고 사업을 꾸려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탓이다. 개편안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주가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5일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보유한 지분 35.24% 중 24.33%를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신주를 받게 된다.

현재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는 ‘서정진→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과 ‘서정진→셀트리온헬스케어’로 구성돼 있다. 서 회장이 직접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내년 9월 25일 이후(셀트리온헬스케어 설립 1년 후)에서 같은 해 12월 31일 사이에 합병할 계획이다. ‘서정진→합병 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형태로 지배구조가 바뀌게 된다.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해소되는 동시에 지주사 설립에 따른 과세특례(2021년 말 종료)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주식 처분 시까지 양도 소득세 과세를 이연받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분 처분 가능성이 없는 서 회장 입장에선 세금 납부를 면제받는 격이다.

기존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셀트리온이 자회사 셀트리온제약을 흡수합병한 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번 공시에도 셀트리온 3총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계획이 포함됐다.

기존 시나리오 대로라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둘 중 하나는 존속기업이 된다. 셀트리온이 남는다면 서 회장은 세금을 내야 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남는다면 세금 회피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셀트리어헬스케어홀딩스 설립이 선행되면서 이러한 이슈들이 부각될 확률은 제로(0)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셀트리온그룹, 최종 목표는 공매도 방어

셀트리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강조했다. 타당한 주장이지만 시장은 ‘왜 지금인가’에 대해 더 집중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수혜와 함께 효율적인 공매도 방어가 꼽힌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2017년 7월)하기 전만 해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은 수년간 공매도에 시달렸다. ‘분식회계’, ‘임상실패’ 등 온갖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단연 주가는 짓눌렸고 일반 주주들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포함한 모든 의혹을 떨치기 위한 최고 방안은 단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후 셀트리온 3총사 합병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이 만족할 만한 주가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합병을 추진한다면 실패로 돌아갈 것이 뻔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 후 ‘과도한 재고’ 이슈에 몸살을 앓았다. 셀트리온 매출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넘기면서 발생하면서 그룹 전반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실제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연간 매출액 대비 1.5~2배 수준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분식회계 논란이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셀트리온 3총사 주가는 동반 상승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그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주가’다. 서 회장은 직접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꾸준히 주가를 방어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대부분은 담보로 잡혀 있으며 그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7%를 넘는다. 양사가 보유한 총 지분(22.13%)의 3분의1 수준이다.

만약 주가가 하락해 반대매매가 나온다면 지배력 측면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하면서 공매도로 활용될 물량도 늘었다. 3% 안팎의 높은 이자부담을 감수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에 셀트리온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최종 목적은 공매도 방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셀트리온 3총사 합병으로 각종 의혹을 해소하면 패시브 자금 유입 등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는 탓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셀트리온 3총사 합병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합병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 이슈가 해소와 동시에 기업 덩치(합산 시가총액 약 50조원)가 커지면서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이 유입돼 주가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사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합병에 따른 주주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 시장에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중단(2021년 3월까지)돼 주주들에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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