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실속은 구독서비스에 있는데… 폼팩터 전쟁만 하는 삼성·LG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9-21 16:17:38

펼치고 접고 돌리는 스마트폰 하드웨어만 관심

애플, 자체 SW 통한 구독형 수익으로 실속 챙겨

LG 윙. [사진=LG 윙 발표 화면 갈무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드웨어 혁신에 공 들이는 사이, 애플은 구독형 서비스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는 각각 ‘갤럭시Z 폴드2’와 ‘LG 윙’으로 스마트폰 폼팩터(형태) 대전을 본격화했다. 폴드2는 화면을 접었다 펴는 ‘패블릿(폰+태블릿)’ 기준을 제시했고, 윙은 쥐기 쉬운 세로 화면에 가로 화면을 덧대 경쟁사 ‘가로본능폰’을 재해석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 이후 13년이 지나면서 정체되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고 기기 교체 주기도 길어졌다. 두 회사가 각각 접는 폰과 돌리는 폰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 시장 상황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겹쳐 낙관적이지 않다.
 

8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갤럭시 노트20 체험관. [사진=이범종 기자]

◆실적 줄어드는 점유율 1위 삼성전자

삼성전자 IM부문(통신·모바일) 영업이익은 하향세다. 2017년 11조8300억원에서 2018년 10조1700억원, 지난해 9조2700억원으로 줄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1분기 연속 적자다. 다만 영업손실액은 1분기 2378억원에서 2분기 2065억원으로 줄었다. 중저가폰 판매 외에 ‘LG 벨벳’ 출시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와 양강 구도를 만들며 애플을 따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각각 20%, 애플이 14%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자사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2%라고 공시했다.

스마트폰이 덜 팔리는 애플의 수익은 꾸준히 오른다. 수년 전부터 구독형 서비스 체제를 세워놓은 덕분이다. 애플 모바일기기 간 사용 경험을 하나로 이어주는 ‘연속성’은 2011년 ‘아이클라우드(iCloud)’로 시작됐다. 사진·동영상 촬영과 편집, 각종 문서와 일정, 전화와 문자 기능을 서로 다른 애플 기기에서 이어 쓸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는 기기 간 경계를 허물면서 파일 저장이라는 기본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무료 용량은 1인당 5GB(기가바이트)에 불과하다. 기기를 옮겨가며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편집하기 어렵다. 이 틈을 한 달 1100원짜리 50GB 제공 서비스가 채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만 구입해도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이 크다.

예전부터 아이팟(iPod)으로 음악을 들었다면 애플 뮤직 서비스도 필수다. 애플은 2001년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mp3 음원을 팔았다. 음원 관리는 아이튠즈(iTunes)에서 했다.

애플 구독 서비스 진가는 2015년 애플뮤직에서 드러났다. 애플뮤직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하지만 기존 아이튠즈 내 mp3 파일과 CD에서 옮겨 저장한 무손실 음원 등이 클라우드로 올라가 애플뮤직 내 ‘보관함’에 병합된다. 애플뮤직 자체 서비스 음원이 아니어도 기존 아이튠즈에 저장된 개인 소장 음원을 기기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스트리밍으로 듣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자사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응용 프로그램(앱)을 자체 개발한 덕에 콘텐츠 중심으로 하드웨어 수요를 끌어오는 체제가 완성됐다.

여기에 뉴스와 스트리밍 동영상 플랫폼 ‘애플TV+’, 온오프라인에서 기기 간 연속 진행이 가능한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도 정기 구독에 따른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워치 시리즈 6’를 발표하며 언택트 운동코치 구독 서비스도 내놨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TV 속 트레이너와 운동하는 동안 화면 왼쪽 상단에는 애플워치가 실시간으로 측정한 칼로리 소모량과 심박수 등 정보가 나타난다. 트레이너가 심박수를 확인하라고 할 때는 심박수가 화면에 강조된다. 힘을 더 내라고 격려할 때는 3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돼 목표달성을 자극한다.

운동 중에 들을 음악 재생 목록을 고르면 애플뮤직에 반영된다. 구독하는 콘텐츠 간에도 연속성이 도입된 모습이다.
 

[사진=이범종 기자]

◆갈수록 벌어지는 ‘구독형 격차’

애플이 이렇게 구독형 서비스에 집중하는 배경은 실적 변화로 설명된다.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2015년 1분기 47억9900만달러(약 5조5500억원)에서 2020년 1분기 127억1500만달러(약 14조7100억원)로 껑충 뛰었다. 아이폰 매출도 같은 기간 511억8200만달러(약 59조2411억1772만원)에서 559억5700만달러(64조7679억8922만원)로 올랐지만 서비스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분간 폼팩터 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 잡고 올해부터 애플 식 연속성 서비스에 돌입했지만 모바일 생태계 내에서 구독형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갤럭시 제품으로 MS 엑스박스 게임을 연동해 즐길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직접 얻는 구독료는 없다.

LG전자 역시 올해 LG 윙을 기점으로 폼팩터 혁신에 주력해 내년 롤러블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의 구독 서비스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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