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비리앤파이터” 직원 게임 조작에 넥슨 신뢰 ‘흔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9-12 08:00:00

징계 반년 만에 아이템 임의 생성·거래

“알고도 묵인했나” 모바일 출시 전 PC판서 덜컹

넥슨 사옥. [사진=이범종 기자]

넥슨이 자회사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던파)’ 아이템 조작 사건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게이머들은 “다른 운영자들도 안 그런다는 법이 없다”며 넥슨의 전반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강정호 던전앤파이터 디렉터는 11일 자정을 앞두고 ‘직원 부정 행위 관련 중간 안내’를 게시했다. 내부 직원이 관리자용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 ‘궁댕이맨단’캐릭터 수십 개 능력치를 임의로 올리고 일부 아이템 수만 개를 외부로 유출하기도 했다는 내용이다.

네오플은 하반기 던파 모바일판 출시를 앞두고 지적재산권(IP) 이미지 추락이라는 악재에 시달리게 됐다.

앞서 던파 게이머들은 짧은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린 계정을 발견하고 회사 측에 해명을 요구해왔다. 이 게임은 높은 등급 아이템 습득과 강화 정보를 공식 누리집에서 시간대별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궁댕이맨단의 경우 관련 정보가 없거나 추후 서버 점검 시간대에 추가돼 의혹을 키웠다.
 

넥슨이 10일 공개한 네오플 직원의 아이템 조작 사례. [사진=넥슨 던전앤파이터 누리집 공지 화면]

◆같은 직원 ‘또’···내부 통제 안돼

넥슨 중간 조사 결과, 해당 직원은 창고 등 아이템 저장 공간 데이터를 일괄 수정하는 ‘툴 작업’을 할 때 개인 계정과 생성 아이템을 몰래 등록하는 식으로 비위를 저질렀다. 이후 업무 악용 기록을 툴 작업 내역에서 삭제해 다른 직원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해명이다.

이 직원은 던파 개발실 서버팀 직원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당사자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넥슨은 연관 계정과 타 직원 계정, 그가 소속된 길드 계정 등으로 유출된 부정 아이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머들이 분노한 지점은 재발 방지가 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해당 직원은 지난 1월 ‘강화대란 이벤트’ 사전 유출 사건의 당사자다. 사측은 “사내 징계와 교육 강화를 진행했다”고 했지만 중요 업무를 그대로 맡겨왔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다른 직원이 지난해 던파페스티벌과 강화대란 이벤트내용을 사전 유출한 정황도 추가로 확인돼 자체 조사중이다.

넥슨은 공지로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최고 수준의 징계는 물론 배임, 업무 방해에 따른 민형사상 고소,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디렉터는 “저를 비롯한 지휘 계통상의 상급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징계 가능성을 알렸다.

화가 난 게이머들은 관련 기사에 “비리앤파이터”(불***)라는 멸칭을 붙이거나 “네오플 전수조사해서 싹 다 털어내야 할 문제”(집***)라며 조사 범위 확대를 촉구했다.

현재 넥슨은 네오플 직원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이 없다. 관련자 계정과 길드 등으로 조사 범위를 넓혀간다는 설명이다.

관련 카페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지만 회사 수익에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에 한 게이머는 “유저 수보다 신뢰를 잃은 게 크다”며 “이제 다른 게임 좋은 것 나오면 쉽게 접고 갈 것”이라는 반론을 보탰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넥슨 제공]

◆모바일판 작업 막바지에 PC로 이미지 실추

던파는 넥슨의 효자 IP다.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 644억6600만엔(7301억원)에 영업이익 267억1100만엔(3025억원)을 기록했다. 대표작인 던파가 실적을 견인했다. 던파는 한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49%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PC 온라인게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분기 45%에서 올해 2분기 30%로 낮아졌다. 게임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영향이다.

넥슨은 던파 모바일판 출시를 위해 연초 네오플 개발인력을 서울로 데려왔다. 던파 모바일 개발 인력 170여명을 역삼역 인근 사무실로 옮겼다. 전세 보증금 최대 4억원에 이사 비용도 지원했다. 던파 모바일 인력은 올해 3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PC판에서 일어난 비위 때문에 IP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 모바일판은 지난달 12일 중국 출시가 예정돼 있었지만 중국판 셧다운제인 ‘미성년자 인터넷 게임 중독 방지 통지’에 대응해 추가 작업 중이다.

개발사 내부 통제에 대한 불안감이 재차 지적되면서 넥슨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넥슨 관계자는 “관련 문제 방지를 위해 내부에 여러가지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는 대로 추가로 안내 할 예정”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방안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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