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유소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 공모리츠시장 분위기반전 노린다

국내 첫 주유소 기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가 기관 수요예측에 나섰다. 최근 공모청약에 나섰던 리츠들의 대거 미달이 이어진 가운데 하반기 대어급 리츠로 평가받고 있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가 흥행을 통해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반전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28일부터 3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다음달 초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 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직접 운용하는 국내 최초 주유소 기반 일반 상장 리츠다. 하반기 상장하는 리츠 중 대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초자산은 SK네트웍스에서 인수한 전국 187개소 직영주유소다. 이들 주유소 토지와 건물을 합친 감정가는 1조원이 넘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공모 물량의 절반가량을 기관과 개인에게 배정하면서 6%대 수익률을 제시했다. 첫해 예상 배당률은 5.75%이고 내년부터는 매각 차익을 제외하고 6.2%대에 이를 전망이다.

자산의 51% 주유소가 수도권 핵심 거점에 있어 입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다. 주요 임차인은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다. 양 사와는 10년간 장기 임대차계약이 맺어져 있다.

코람코자산운용 측은 이들 자산은 주유소뿐 아니라 함께 들어서는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업종 입점을 확정한면서 수익 다각화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유휴 주유소 부지는 오피스와 리테일 지역물류거점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활용도 가능해 다양한 부가수익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본부장은 “안정된 임대수익 기반 위에 지역 거점 주유소를 활용한 모빌리티 리테일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한 리츠”라며 “향후 지속적인 주유소 추가 매입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프리 IPO를 통해 2415억원의 자금 모집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사모투자신탁 2개를 설정해 총 730억원을 모집한 데 이어 교보생명(300억원), 현대오일뱅크( 400억원), SK네트웍스(180억원) 등이 출자에 나섰다. 이 밖에 KDB생명과 중소기업은행은 각각 170억원씩 참여했다.

하반기 대어급으로 분류되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출격하면서 업계에서는 얼어붙은 공모리츠 시장의 분위기 반전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기관 수요예측을 마친 마스턴자산운용의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시장의 낮은 관심을 우려해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제이알자산운용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2~24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결과 경쟁률이 0.23대 1에 그치면서 미달됐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인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부동산 리츠로 주목받았으나 시장의 냉랭한 반응만 확인한 것이다.

또 다른 대어급으로 꼽힌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의 물류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아예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국내에 있는 12개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편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국토부 인가까지 받았으나 최근 물류센터 매각 측으로부터 물류센터를 팔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아서다.

업계에서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흥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공모에 나선 리츠들은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간접형태 리츠였으나 코람코에너지플러스는 직접 자산에 투자하는 직접리츠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대규모 안전자산을 확보했고, 투자자가 직접 이에 투자하는 구조”라며 “대부분 자산이 수도권 핵심입지에 자리하고 있고 향후 용도변경 등을 통한 개발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