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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등급, 다른 선택…'공모' 포스코에너지 vs 'CP' 롯데하이마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7-29 03:07:00

신용등급 AA-로 동일…다른 조달 방식에 눈길

우량등급 조달여건 개선 불구 롯데 계열사 시장 잡음 차단 총력

포스코에너지 광양 LNG터미널 [사진=포스코에너지 홈페이지]
 

AA-로 같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포스코에너지와 롯데하이마트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 눈길을 끈다. 시장 반응에 대한 민감도 차이가 양사의 조달방식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수요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AA-, 안정적)는 29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500억원), 5년물(700억원), 7년물(3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각각 –0.3~+0.3%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한다.

포스코에너지와 같은 등급인 롯데하이마트(AA-, 안정적)는 기업어음(CP)을 자금 조달 수단으로 선택했다. 1000억원 규모로 만기는 2년이다. 금리는 1.86%를 제시했다. 개별민평금리(1.613%)에 0.25%를 가산한 수준이다.

◆수익성 전망에 달라진 선택지

최근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CP와 사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실적이 부진해지자 상대적으로 조달이 수월한 시장으로 발을 돌리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가 향후 자금조달 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처사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가 CP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2018년 이후 매출이 정체되면서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 프로모션 비용 확대와 동시에 리스회계 기준 변경으로 당기순손실이 늘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리스회계 기준 도입 전으로 재구성해도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반면 포스코에너지는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2019년 매출액은 직전연도 대비 축소됐지만 연료전지 부문이 LTSA(장기서비스계약) 계약 갱신으로 흑자전환하고 LNG발전 부문이 개선되면서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부생발전사업을 포스코에 양도하면서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돼 부채비율도 207.3%에서 167%로 크게 낮아졌다.
 

[사진=롯데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이후 돌변한 롯데그룹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공모조달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CP는 물론 사모채까지 동원하는 모습이다. 실적 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부담이지만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제기가 가장 큰 이유라는 주장이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과거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롯데그룹은 CP와 사모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며 “최대한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 장기CP 발행도 하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ESG 평가를 자체적으로 연구해 투자결정에 반영하는 만큼 경영권 분쟁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만기 1년 이상 CP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자금조달 목적, 투자위험 요소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롯데하이마트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장기CP를 발행하고 있는 이유는 그룹 입장에서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 아직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 이에 대한 내용을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증권신고서에 명시해야 한다. 이때 롯데그룹이 1년 미만 단기 CP 혹은 사모채 의존도를 높일 것이란 의견이다.

현 상황에서는 수요예측이 가장 큰 부담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이후 롯데그룹 경영을 방해하고 신동빈 회장을 구속 사주하는 등 위법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사안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 결과가 수요예측에 고스란히 반영되면 자금조달은 계열사 한 곳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급 상황도 충분히 고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장기물 혹은 비우량채 중에서도 금리메리트가 높은 대상을 선호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서 5년물 이상 중장기물 발행은 당장 필요치 않다는 점, CP시장이 안정화됐다는 점에서 굳이 공모 회사채시장을 두드릴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롯데하이마트가 리스회계 기준 변경으로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부채비율이 낮고 당장 만기구조를 늘려야 하는 이유도 없다”며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으면서 최적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단기적으로 장기물 발행을 꺼리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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