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부수고 수장 바꾼 LGD, “하반기 OLED 기대”

6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 제품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내세우면서도 하반기 흑자전환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 5조3070억원에 영업손실 5170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3619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다만 매출은 같은 기간 12% 올랐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문화 영향으로 IT 제품용 패널 출하가 늘어난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적자 이유로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과 전방산업 위축에 대응한 TV와 모바일용 패널의 생산조정으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점을 꼽았다. 전분기 대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판가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매출 비중은 노트북 컴퓨터와 모니터 등 IT용 LCD 패널이 52%로 가장 높았다. 비대면 문화 영향으로 50% 비율을 처음 넘겼다. 구체적으로 노트북과 태블릿용 패널이 29%, 모니터용이 23%를 차지했다. 모바일용 패널은 25%, TV용은 23%다.

그간 LG디스플레이는 적자 극복을 위한 노력을 대내외에 꾸준히 알려왔다. 한상범 전 부회장은 2018년 4월 결의대회를 열고 한계돌파 대상들을 55인치 폐(廢) LCD 모듈에 붙여 망치로 깨부쉈다. 지난해 4월 결의대회에서는 직원들과 19ｍ짜리 대형김밥을 만들고 올해 목표 달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적자가 계속되자 한 전 부회장은 용퇴를 결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한상범 부회장에 이어 LG디스플레이를 구할 적임자로 정호영 사장을 임명했다. 2008년부터 6년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등 디스플레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LCD 구조조정’에 들어간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광저우 올레드공장 본격 양산과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올레드(P-OLED) 출하 확대, IT 등 고부가가치 LCD 제품 공급 확대로 실적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파주는 스마트폰에, 구미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폴더블 등 미래 제품 준비에 특화해 운영한다.

대형 올레드는 파주와 광저우 투 트랙 생산으로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7만장에서 13만장 규모로 확대한다. P-올레드는 하반기 공급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광저우 LCD는 차별적 경쟁력을 갖춘 IT용 패널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발판 삼는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중소형 P-올레드 파주공장 풀가동을 전제로 상당히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힌 중국산 저가 LCD 공세가 반복되지 않도록 격차를 벌리겠다는 각오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IPS(광시야각) 패널에 옥사이드(저전력 디스플레이 기술)를 얹어 차별화 하고 있다”며 “3~4년을 내다보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옥사이드 내에서도 다시 차별화하는 등 경쟁사의 캐치업 전략 간극을 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날 기술 격차의 또 다른 예로 TOE OLED(터치 일체형 유기발광 디스플레이)를 꺼내들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술 준비와 설비 구축은 이미 마쳤다”며 “고객사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일부 고객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 개선 3대 과제로 △대형 OLED 대세화 △P-올레드 사업 턴어라운드 △LCD 구조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과제가 동시에 달성되면 하반기 수익이 나아진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