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TAC Index)는 이달 첫째주 중국~북미 노선에서 kg당 4.50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유럽 노선도 2.4% 낮아진 kg당 3.21달러로 집계됐다. TAC지수는 지난 5월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평상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화물 부문 매출비중은 20% 안팎이다. 대한항공 화물사업은 전체 매출액 가운데 △2017년 23.8% △2018년 23.8% △2019년 20.8% 비중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우 △2017년 21.4% △2018년 21.2% △2019년 19.3%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 1분기엔 대한항공(27.5%), 아시아나항공(26.5%) 모두 화물사업 비중이 급증했다. 2분기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수혜를 입어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항공기 운항이 줄어들면서 화물운임이 급등하면서다. TAC지수는 중국~북미 노선 기준으로 올 초 kg당 3달러 수준에서 5월 셋째주 12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여객기 내 적재공간(Belly Space)을 활용하던 항공화물 공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전 세계 항공화물 가운데 약 40% 이상이 여객기 적재공간을 이용해 운반된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전용기 비중이 높아 큰 수혜를 입었다. 이 시기에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구류(PPE) 긴급수송 수요가 높아지면서 단가인상으로 이어긴 영향도 있다.
앞서 사스(SARS)가 유행하던 2002년에도 여객수요가 30%가량 감소하는 사이 화물운송량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사람은 이동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교역용품은 꾸준히 이동하면서 화물운송 부문은 위기 때마다 항공사의 버팀목이 된 셈이다.
◆화물 수송량·운임 하락세…"4분기엔 다시 상승 전망"
하지만 5월 고점을 찍은 후 화물운임 '초강세'도 끝나가는 모양새다. 지난달부터 PPE 긴급수요가 진정된 데다가 글로벌 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화물공급도 늘어난 탓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화물수송은 21만4151t을 기록해 전월(21만9772t) 및 전년 동기(22만8284t) 대비 줄어들었다. 대한항공 화물수송량도 한달 사이 10만6424t에서 10만4544t으로 소폭 줄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5만3444t에서 5만596t으로 줄어 감소폭이 비교적 컸다.
다만 이같은 감소세에도 불구, 화물운임은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미국 노선 화물운임은 현재 kg당 4.5달러로 올 초 3달러 수준에 비하면 50%가량 높은 가격이다. 지난 2분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항공사에 지속적으로 '쏠쏠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황인 것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기 공급재개가 많지 않아 여전히 본질적인 화물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2분기 화물 초호황은 지속되지 못하겠지만 전년 대비 40~50%대의 운임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운임은 3분기 화물 비수기 진입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된다면 화물 성수기인 4분기에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심화돼 화물운임도 재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