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차기술 ‘ABC 시너지’ 연쇄작용 예고하는 한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6-18 16:49:53

계열사들 AI·블록체인·클라우드 협력 강화

4차산업 시너지로 비대면 시장 선점 속도

한글과컴퓨터 사옥.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 IMF 시대가 열린 1998년은 ‘워드 주권’이 기로에 선 해다. 금 모으기 운동이 한창이던 이 시기 소프트웨어 복제는 만연했다. 시장 퇴출 위기에 처한 한글과컴퓨터에게 마이크로소프트가 내건 조건은 '아래아 한글' 개발 포기였다. 한글지키기운동본부의 100억원 투자와 ‘한글 8.15’ 출시로 되살아난 한컴은 이제 블록체인 기술로 금 모으기에 나선다.

한글과컴퓨터가 4차 산업 전분야에 손 뻗으며 시너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클라우드 오피스시장 외에 교육·레저·방역 등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도입에 한창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 사업 기반 구축에 속도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한글과컴퓨터그룹 블록체인 계열사 한컴위드는 최근 금거래소 선학골드유 지분 인수에 나섰다. 블록체인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

블록체인 예고, 금 거래소 인수로

금 거래는 대부분 한국거래소가 아닌 장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9월 ‘금 현물시장 이용금액 세액공제’ 보고서에서 국내 금 유통 규모가 연간 100~110t 내외로, 이 중 음성 거래 규모가 55~70t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디지털화가 더디다 보니 순도와 중량 등 품질과 가격 신뢰가 떨어진다.

반면 데이터 분산저장 방식인 블록체인은 어느 한 곳에서 임의로 데이터를 위변조할 경우 즉시 기존 데이터와의 불일치 여부가 확인될 수 있다. 소수가 몰래조작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컴그룹은 선학골드유의 전문성과 자사 블록체인 기술이 시너지를 내 디지털 금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 2018년 IT 기업 아이티센이 한국금거래소를 인수하고 올해 3월 ‘e금’ 거래 플랫폼을 ‘센골드’ 앱을 낸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이번 금시장 진출은 올해 초 예고됐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 쪽 선물 거래나 금, 에너지 거래도 블록체인을 접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금융그룹 IT서비스 계열사 신한DS와 블록체인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

그간 추진해온 AI 사업도 영역을 넓힌다. 지능형 로봇 전문 계열사 한컴로보틱스는 AI 홈서비스 로봇 ‘토키’에 윤선생 영어 교육 콘텐츠를 넣어 교육용 로봇시장에 뛰어든다. 기존 토키는 한국어와 영어로 대화하며 영어 문법·발음 교정을 돕는다. 안면 인식으로 가족 구성원도 구분한다. 윤선생 영어 교육 콘텐츠는 토키 소유자가 유료 구입하는 형태로 활용될 가능성이 업계에서 거론된다.

주목할 부분은 데이터다. 윤선생은 회원관리 전산화 이후 누적 회원 500만명을 기록하고 전국 1700여개 교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일 쌓이게될 토키 사용 데이터 활용 방법이 관심을 끈다. 한컴 관계자는 “양사가 이제 협력을 약속한 단계여서 콘텐츠 제공과 데이터 활용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용 로봇시장은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한컴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닷컴이 발표한 '2023년 글로벌 교육용 로봇시장 예측 보고서'를 근거로 교육용 로봇시장이 2023년 16억8920만달러(1조8193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제스처 인식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모션 제스처스(Motion Gestures)의 제스처 인식 솔루션. [사진= 한컴MDS 제공]

◆제스처·오피스로 비대면 영토 확장

허공에 손가락을 튕겨 각종 전자제품 제어가 가능한 AI 기술도 개발한다. 코로나19로 지문인식도 지양되고 있어 비접촉 환경 구축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한컴MDS는 이달 캐나다 제스처 인식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모션 제스처스(Motion Gestures)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비대면 서비스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자동차·로봇·스마트 홈·디지털 사이니지·가전제품·웨어러블·게임 등에 제스처 인식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컴이 전방위에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는 이유는 기술의 범용성이다. 모션 제스처스는 별도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 입력 없이 AI로 수 분 내에 제스처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다. 손 마디와 관절을 21개 지점으로 구분해 사용자 손의 패턴을 인지한다. 빨강·초록·파랑 3원색(RGB)과 입체(Depth), 근적외선(Near infrared) 카메라 등으로 인식한다. 여기에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와 마이크로프로세서(MPU),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하드웨어가 뒷받침한다.

한컴의 뿌리인 오피스 사업은 AI와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두루 활용한다. 한컴은 지난달 NHN과 웹 오피스 공급 협약을 맺었다. 한컴은 NHN 클라우드 협업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에 ‘한컴오피스 웹‘을 탑재한다. 향후 NHN 직원들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온라인 접속만으로 문서 작성과 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한컴오피스 웹은 미국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워크독스’, 러시아 포털 ‘메일닷알유’에 공급됐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에서도 쓰인다.

클라우드 오피스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컴은 지난달 분기보고서에서 시장 분석 기관 IDC를 인용해 국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시장이 2022년까지 연평균 약 15%에 해당하는 8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시장 분석·컨설팅 기관 가트너(Gartner)는 세계 오피스 이용자 3분의 1이 올해 60%가량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컴은 올해가 세계시장 진출 확대를 꾀할 적기라고 본다. 한컴은 2013년 ‘넷피스24’로 업무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오피스 서비스는 지난해 3월 ‘말랑말랑 한컴스페이스’로 고쳐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 한컴스페이스는 월 또는 연단위 구독형으로 서비스한다.

AI를 이용한 대화형 지식검색과 챗봇은 ‘한컴 오피스 2018’부터 쓰였다. 지난해 출시된 ‘한컴 오피스 2020’은 블록체인 기능으로 문서 진위 여부를 판별한다.

이밖에 한컴은 LG상사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한다. 한컴은 해외수출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기술을 제공한다. LG상사는 이를 위한 영업활동과 마케팅을 추진한다. 비대면 솔루션과 사물인터넷, AI 등으로 동남아시장 진출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드론 인재 육성도 시작했다. 한컴아카데미는 전국 130여 드론 교육원과 손 잡고 드론 교육과 자격증 인증, 대회 유치 사업을 진행한다. 6월 교육생 모집 기간은 15~19일이다. 교육생 100명은 22~24일 판교 교육센터에서 이론을 배우고 가평 청리움에서 실습한다. 지난 2월에는 세계 1위 드론 기업 DJI와 계약하고 DJI 아카데미 운영권 독점 인가를 받았다.

한컴의 4차 산업 보폭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한컴은 연결기준 매출액 883억원에 영업이익 144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2%, 150.2% 올랐다.

한글과컴퓨터는 기존 기업과 공공기관 매출에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에 따른 일반 소비자 대상 매출이 늘었다.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 회사인 한컴MDS는 빅데이터와 스마트카,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주력사업 성장으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4% 오른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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