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르포] 비닐 대신 사탕수수...정부 1호 친환경마트 '올가홀푸드' 가보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06-02 16:25:00

올가홀푸드 방이점, 환경부 1호 녹색특화매장 지정

비닐·플라스틱 포장재 대부분 친환경 소재로 탈바꿈

섬유유연제·세제 필요한 만큼 사는 '리필 판매' 눈길

영화 '기생충' 조여정·송강호 촬영 장소로도 입소문

서울 송파구 '올가홀푸드' 방이점. 비닐 대신 자연분해가 되는 친환경 가방이 놓여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이건 잘 썩는 사탕수수로 제작된 통입니다. 이 트레이는 옥수수전분으로, 가방은 자연분해가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1일 오후 찾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풀무원 올가홀푸드 방이점'에는 생분해 소재인 사탕수수나 옥수수전분 등으로 만든 포장재가 가득했다. 사탕수수·옥수수전분 등은 잘 썩지 않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대신 포장재 등에 쓰이는 재료다.

올가홀푸드가 지난달 19일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 환경부 지정 녹색특화매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방이점은 녹색특화매장 1호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지향한다.
 

올가홀푸드 몇몇 채소는 필요한 양만 살 수 있게 포장 없이 진열돼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매장 곳곳에서 발견됐다.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나 비닐 대신 종이에 싸여 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보이는 포장재나 비닐도 잘 썩는 옥수수전분과 사탕수수 원료로 만든 것이었다. 직접 만져보니 일반 비닐이나 플라스틱과 느낌이 달랐다.
 
콜라비와 브로콜리 등 몇몇 채소는 포장 없이 진열돼 있었다. 채소를 골라 저울에 무게를 달고, 옆에 놓인 종이봉투나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가방에 넣어가면 된다.
 
올가홀푸드는 소·돼지고기도 판매한다. 이곳 축산물은 자연방목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동물복지를 고려해 생산한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트레이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슈가랩과 종이 등으로 포장해준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를 지날 수 있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기생충에서 부잣집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아들 생일파티를 준비하면서 운전기사 기택(송강호)과 장을 보던 장소가 이곳이다. 봉준호 감독이 여러 장소를 물색하다가 올가홀푸드 방이점에 촬영 문의를 했다. 매장 관계자는 "주로 30·40대 고객이 찾아오는데 영화 개봉 이후 10·20대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필요한 만큼 섬유유연제와 세제를 담아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강지수 기자]

 
기생충 촬영 장소를 지나 왼편으로 가니 레버가 달린 커다란 통이 보였다. 섬유유연제와 세제를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는 곳이다. 사탕수수로 만들어진 공병에 필요한 양만큼 담고, 왼쪽 저울에 무게를 달면 가격이 나온다. 단계별 사용법이 적혀져 있지만 따라하기가 쉽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가시지 않은 만큼 밸브 공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지고 가는 만큼 위생이 걱정된다"며 "일회용 장갑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매장 입구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로하스 키친 존'에선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반찬과 빵 등을 판다. 반찬을 소분 판매하는 나물 바가 특징이다. 개인 용기를 가져오면 5% 할인 혜택도 준다. 키친 존 옆 카페에서 사용하는 빨대 등도 모두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올가홀푸드는 친환경 제품뿐 아니라 포장재 감소와 소재 대체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김현민 올가홀푸드 영업지원팀장은 "방이점을 시작으로 녹색특화매장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고객이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녹색소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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