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용 합병·승계 의혹 수사

이범종 기자2020-05-26 14:25:00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1년 반 만에 수사 마무리 단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범종 기자]

[데일리동방] 검찰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불법 의혹과 관련해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회사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이라고 의심한다. 이에 합병·승계 중 불법 의심 행위를 각각 기획·실행한 주체를 파악하고, 그를 정점으로 둔 그룹 수뇌부가 어디까지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26일 이사회를 통해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0.3500885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은 존속하고 삼성물산이 소멸하지만, 합병후 상호는 삼성물산이 되는 식이었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은 23.2%였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정되자,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합병비율을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했다. 하지만 7월 중순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뒤 서울에 1만9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조원 규모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은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 공개했다.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외부 압력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도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합병 이후 콜옵션을 1조8000억원 부채로 잡으며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렸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합병비율 적절성 문제 제기를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의심한다.

이 부회장 수사는 2018년 11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한 지 1년 반 만이다. 당시 증권선물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 변경 등을 고의분식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부터 분식회계 동기에 해당하는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 범위를 넓혔다. 올해부터는 옛 미래전략실과 통합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불러 의사결정 경로를 살폈다. 검찰은 이들의 법적 책임과 가담 정도를 따져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