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검체 채취보다 진료 먼저…높은 환자 만족도의 비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현미 기자
2020-05-25 20:20:00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선별진료소 가보니

시간 좀더 걸리지만…진료 끝내고 검사

서울권 민간거점종합병원 중 최고 점수

국내 최초 워크스루형 진료부스 선봬

환자 고려 휠체어 공간·침상형 부스도

20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화로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김상일 원장이 진료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상해천 기자 haecheon@ajunews.com]


"어제 응급실에 다녀가셨네요. 가래 증상은 어떠세요? 더 궁금한 건 없으세요?"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남부순화로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진료소 안에 마련된 워크스루 1인용 감염안전진료부스 '세이프티(SAFETY)'에 50대 남성이 들어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서다.

접수 때 환자가 작성한 '모바일 문진표'를 본 담당의사는 이 환자가 전날 응급실을 다녀간 것을 확인했다. 담당의는 검사에 앞서 간단한 진료부터 했다. 환자가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자 그제야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에 필요한 검체 채취가 이뤄졌다. 

김상일 H+양지병원 원장은 "평소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인근 주민이 진단검사를 받으려 많이 온다"면서 "진료 이력이 있는 환자에겐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필요한 진료가 있는지부터 묻고 진단검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거점병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러다 보니 바로 검체부터 확보하는 다른 선별진료소보다 검사 시간이 좀 더 걸린다. 그런데도 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한국 최고 병원 TOP 100'에서 서울권 민간거점종합병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서울권 2년 연속 1위다.
 

20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화로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상해천 기자 haecheon@ajunews.com]

예방의학 박사인 김 원장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걸어서 검사를 받는 워크스루형 1인용 감염안전진료부스를 선보였다. 생물실험에 쓰이는 '바이오 세이프티 캐비닛'에서 착안한 시설이다.

공중전화 박스 크기인 투명한 부스 안에 환자가 들어오면, 투명 분리벽 바깥쪽에 있는 의료진이 밖에서 안으로 향하는 특수장갑을 끼고 진료와 함께 검체 채취를 한다. 부스 내부는 강력한 음압이 걸려 환자가 내뿜는 침방울(비말)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환자가 나간 후 소독과 환기도 쉽게 이뤄진다.

의료진 감염 위험도 낮췄다. 의료진은 부스와 연결한 인터폰·청진기로 감염 걱정 없이 대화나 진료를 할 수 있다. 외국인 주민이 많은 것을 고려해 영어·중국어·몽골어·러시아어·프랑스어 지원도 한다.

무엇보다 검사 가능 인원이 하루에 8시간 기준 8명 정도에서 100명으로 늘었다. 국내는 물론 미국·독일·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 앞다퉈 도움을 청했다. 'K-워크스루'라는 국가브랜드 지정돼 특허청과 관련 지적재산권 활용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20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화로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단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상해천 기자 haecheon@ajunews.com]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병원은 시설을 83㎡(25평) 정도로 넓히고, 장비를 보강했다. 김 원장과 의료진, 실무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김 원장은 "대구에 이어 이태원발 유행이 발생한 것처럼 언제든 2차 유행 위험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운영이 가능한 선별진료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말 새 단장을 마친 선별진료소는 외부에 휠체어 전용 공간이 있다. 혼자 이동이 어려운 휠체어 이용 환자도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려는 배려다. 휠체어 특성을 고려해 서서 받는 워크스루 진료부스보다 낮고 넓게 만들어졌다.

이뿐 아니다. 진료소 내부에는 '침상형 워크스루'와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설치했다. 침상형 워크스루는 코로나19 의심 응급환자가 구급차로 오면 응급이동형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검체 채취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응급실 등으로 이동하지 않고 바로 엑스레이 검사와 판독도 받을 수 있다.

의료진 안전은 높이면서 피로를 낮추는 데도 신경을 썼다.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의료진 클린존'을 만들었다. 의사와 간호사는 이곳에서 머물며 진료를 한다. 의료진 전용문은 응급실과 연결돼 있어 응급 상황이 생기면 바로 이동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지역전파를 잘 차단하려면 감염자를 빠르고 안전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선별진료소 혁신과 함께 또 다른 감염병 확산 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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