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이냐 다중설치냐…LG-삼성, 에어컨 ‘맞바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이동식과 다중 설치형 에어컨으로 한여름 가전시장을 뜨겁게 달군다. 예년보다 빨라진 더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 조치가 겹치면서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거실과 각방을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19~28일 ‘LG 이동식 에어컨’을 예약 판매하고 29일 정식 출시한다. 신제품은 이사가 잦거나 벽에 구멍 뚫기 어려운 고객층을 노린다. 제품에는 한국형 창틀을 고려해 간편설치 도구가 포함된다. 소비자는 주방이나 공부방 창문을 조금 열어 설치 도구를 체결한 뒤 더운 바람을 내보내는 배관을 연결하면 된다.

냉방면적은 26㎡다. 냉방과 송풍, 제습도 가능하다. 소음은 바람 세기를 약풍에서 정음모드로 쓸 경우 42dB(데시벨)로 저소음이라고 LG전자는 밝혔다.

LG전자는 이동식 에어컨도 냉방 성능이 높다고 홍보한다. 제품에는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가 탑재됐다. 기존 정속형 제품보다 하루 4시간 기준 에너지를 최대 29%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 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클로바 같은 스마트폰 앱으로 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실외기 1대로 에어컨 3대를 설치하는 전략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회사는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무풍 에어컨 멀티‘ 제품군에 올해 무풍 에어컨 갤러리와 벽걸이 와이드를 추가해 11일 출시했다.

스탠드형 1대와 벽걸이형 2대로 구성된 ‘3멀티’에는 무풍 에어컨 갤러리가 추가돼 냉방 면적 100㎡(약 30평)를 제공한다. 해당 묶음 상품은 한국에너지공단이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대상 품목이다. 구매 금액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벽걸이형 2대 짜리인 ‘방방멀티’는 최대 48.8㎡(약 14평)까지 냉방 가능하다. 여기에 무풍에어컨 벽걸이 와이드가 도입되면서 냉기가 풍부해졌다는 설명이다.

멀티 제품 설치를 원하는 소비자는 사전 점검 방문 서비스로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각각 LG 휘센 씽큐 에어컨과 삼성 무풍 에어컨 시리즈를 내고 고급형 시장도 공략중이다. 이들 에어컨은 뚜렷이 대조되는 청소 방식으로 주목 받았다. 휘센은 필터 클린봇이 에어컨 극세 필터를 자동 청소한다. 무풍 에어컨은 아랫부분 뚜껑을 돌려 패널을 빼 청소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집 근처에 제품을 켤 지 묻는 ‘웰컴 쿨링’을 내세운다. 공기 질을 인식해 스스로 작동하는 AI 청정 기능도 있다. LG전자는 사용자 활동량을 파악해 운전모드를 최적화한다.

양사는 1월 신제품 공개 당시 자사 에어컨 판매량이 제일 높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가전 판매량이 전자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두 회사가 에어컨에 공 들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양사 에어컨 신제품은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 실적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2분기 LG전자 H&A(생활가전) 영업이익은 71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557억원 올랐다. 전사 영업이익이 6523억원(MC부문 3130억원 적자)이었던 점을 보면 독보적이다. LG전자는 에어컨 매출 확대와 지속적인 원가 절감 등을 실적 개선 원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가전 담당인 CE 부문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000억원 오른 수치다. 당시 삼성전자도 무풍 에어컨 판매 호조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