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GㆍV 버린 LG전자 스마트폰 벨벳, 관건은 사용자 경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4-13 17:23:29

렌더링 공개·이름 교체로 이목

‘페인 포인트’ 반영에 성패 달려

다음달 출시를 앞둔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벨벳 렌더링. [사진=LG전자 제공]

이름과 외관을 갈아엎은 LG전자 스마트폰 ‘벨벳(Velvet)’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LG전자는 12일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이름을 공개하고 기존 G·V 시리즈를 폐기했다. 알파벳에 숫자를 더하던 기존 방식을 접고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소비자가 친숙함을 느끼게 한다는 전략이다. 벨벳의 첫 글자로 V가 쓰인 점을 볼 때 전작 V 시리즈의 정통성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앞서 9일 LG전자는 제품 전후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 렌더링(실물 예상도)을 공개했다. 손에 잡히는 면을 넓혀 ‘손맛’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뒷면 카메라는 물방울을 연상케 한다. 회사는 향후 제품마다 디자인에 확실한 주제를 반영해 차별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변신은 지난해부터 MC(모바일)사업본부를 이끄는 이연모 부사장의 결단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만사항)’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과 불편해 하는 부분을 직접 고객 입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구 회장의 공식 현장경영 행보는 2월 17일 LG전자 서초 R&D 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 방문이 유일할 정도로 제품 전반의 변화가 예상되기도 했다.

LG전자가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 이틀만에 새 제품 렌더링을 내놓은 점도 의미심장하다. 회사는 연결기준 매출액 14조7287억원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시장에선 19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MC사업본부 적자 폭이 올해를 기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MC본부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612억원 적자에서 4분기 3322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1월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다양한 5G 모델을 국가별 상황에 맞춰 적기 출시해 5G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이번 벨벳으로 확인된 셈이다.

시장에선 매년 상·하반기 G·V 시리즈를 내던 방식을 버리고 중저가 중심 제품 다변화 전략을 펴면 하반기 원가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시설의 베트남 이전, 외주생산(ODM) 비중 확대, 지역별 제품 출시 차별화 등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형과 이름이 달라졌다 해도 결론은 ‘사용자 경험’이 좌우한다. 지난해 경쟁사가 폴더블폰을 내놓을 때 LG전자는 듀얼스크린으로 상대했다. 제품 한쪽 화면에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로 검색한 기사를 누르면 반대편 화면에서 본문을 읽을 수 있다. 게임 컨트롤러 애플리케이션 ‘LG게임패드’를 켜면 아래 화면이 게임패드로 바뀐다. 배틀그라운드와 클래시오브클랜, 아스팔트9 등이 듀얼스크린을 지원한다. 하지만 적자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LG전자가 듀얼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운 지 이제 1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벨벳 역시 이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듀얼스크린) 호환 여부와 가격, 국내외 출시 예정일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지만 생태계 전략상 듀얼스크린 채택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LG V50S 씽큐(ThinQ). [사진= LG전자 제공]

다만 이번 스마트폰 변신이 MC본부의 변곡점이 되려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삼성전자 폴더블폰보다 매력있고 애플 아이폰에도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전임 MC사업본부장이던 권봉석 LG전자 사장 역시 제품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커넥티드 디바이스 기반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간 LG전자가 보여준 절치부심은 벨벳 발표로 절반가량 사실로 확인됐다. 권 사장의 또 다른 힌트는 다음달 출시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연모 부사장이 승진과 함께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이유는 그가 MC 북미영업담당과 MC 해외영업그룹장을 역임해 단말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 때문이다.

과거 초콜릿폰 영광을 재현하지 못할 경우 이름만 다른 V 시리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벨벳이 보여 줄 ‘결정적 한 방’에 MC사업본부의 회생이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은 삼성과 애플이 나란히 18%씩 차지했다. 그 뒤를 중국 화웨이(14%)와 샤오미(8%) 등이 이었다. 반면 LG전자는 순위권(7위) 안에 들지 못해 '기타'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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