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JV 전략’ 현대오일뱅크, 현대重그룹 지배구조 안정적 개편 핵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10 03:07:00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내수 소매영업 기반 강화ㆍ비정유사업 확대

대우조선해양 결합 심사 진행…현대로보틱스 분할 후 상장, 자금확보 총력

현대중공업그룹이 안정적인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가 SK네크웍스 직영주유소 사업권을 인수했다. 내수 소매 영업기반 강화를 위한 조치다. 인수 방식은 과거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대규모 정제능력과 높은 고도화율을 기반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룹 지주사 중심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프리(Pre) IPO(기업공개 전 투자자로부터 미리 자금을 유치하는 것)와 향후 상장을 통한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만큼 양적·질적 성장은 필수다. 현대로보틱스도 분할 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모든 사안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최종 목표인 글로벌 1위 조선중공업 입지를 다지는 것도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능력 입증과 무관하지 않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JV를 설립하고 SK네트웍스 소유 주유소를 인수한다. 총 인수자금은 1조3321억원으로 코람코자산신탁이 3001억원,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9652억원, 현대오일뱅크가 668억원을 투입한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199개 주유소 관련 토지와 건물 등을, 현대오일뱅크는 임차 주유소 103개 임차권과 영업 관련 유형자산을 각각 가져간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운영 주유소 기준 3위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22.1% 점유율로 업계 2위인 GS칼텍스(20.5%)를 앞지르게 된다. 인수 대상 주유소는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현대오일뱅크는 내수 소매 영업기반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간 현대오일뱅크는 JV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정유에 국한된 사업구조에서 윤활기유(현대쉘베이스오일), 석유제품·MX(현대케미칼), PX·벤젠(현대코스모), 카본블랙(현대오씨아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JV 특성상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셈이다. 이번 딜(dea)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비정유사업 확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밖에 대규모 정제능력 확보, 국내 최고 수준 고도화율, 원유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실제로 정유·석유화학업종이 유가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실적은 국내 정유 4사 중 가장 선방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현대오일뱅크 IPO 절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IPO를 추진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결국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1조4000억원)하는 프리 IPO를 단행했다.

그룹 중심회사인 현대중공업은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인수합병(M&A)을 위한 각국 기업결합심사를 진행중이다. 인수를 위해 소요되는 자금은 약 6000억원으로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차입금 상환 등을 고려하면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인 것은 물론 정 부사장이 승계를 위한 성과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사안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현대글로벌서비스 홈페이지]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한다. 현대로보틱스 또한 안정적인 실적 궤도에 올라서면 IPO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 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대오일뱅크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문제는 대내외 여건이 현대오일뱅크 IPO에 비우호적이라는 것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선제조건(자금확보)이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 최대한 몸값을 올려야 안정적 지배구조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한다. 현대로보틱스 또한 안정적인 실적 궤도에 올라서면 IPO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 시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대오일뱅크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IB업계 관계자는 “JV를 통한 사업 확장은 안정적 성장 추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역설적으로 현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리스크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심사인 만큼 모든 그룹 의사결정도 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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