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욕부린 대신증권 라임 사태 직격탄 맞아

김승현 기자2020-02-18 17:02:29
이익창출능력보다 금액 큰 라임 펀드 팔아 '뭇매' TRS 계약 후폭풍…증권사 간 소송전 이어질 듯

[사진=대신증권 제공]

[데일리동방] 이익창출능력보다 금액이 큰 라임 펀드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대신증권의 신용도와 수익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증권업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국내 증권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대신증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국내 증권업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필 나신평 금융평가1실장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서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금액 규모에 따라 일부 증권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험과 관련한 내부통제시스템, 감독 당국·검찰 조사결과에 따른 평판저하가능성, 감독 당국의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과 관련한 사업기회 위축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연간창출이익규모 대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펀드 관련 익스포져가 큰 대신증권에 대해 정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현재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신증권은 총 691억원어치의 라임 펀드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했다. 이는 대신증권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업이익 983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대신증권이 연간창출이익규모에 비해 익스포저가 크다고 지적받는 이유다.

대신증권이 법인에 판매한 금액은 385억원으로 총 1076억원 규모 펀드가 환매 중단됐다. 이는 전체 환매 중단된 펀드의 6.5%로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를 이어 가장 많이 판매했다. 
 

증권사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자펀드 판매 현황[표=나이스신용평가 제공]

라임자산운용이 타 증권사와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도 대신증권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우선변제권을 갖는다.

즉 이번 환매 중지된 펀드 자산은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3사에 먼저 지급된다. 이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

대규모 개인 투자자 피해가 예상되자 대신증권은 이들 증권사와 라임자산운용에 TRS 계약 관련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에는 라임 펀드의 정산분배금을 일반 고객보다 우선 청구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내용과 해당 증권사들이 라임자산운용 펀드로부터 우선해서 정산분배금을 받고 이 때문에 대신증권 고객에게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증권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에는 대신증권이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가압류·가처분’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RS 계약을 맺은 3사가 먼저 펀드 정산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시장에서는 대신증권뿐만 아니라 타 라임 펀드 판매사들이 고객자산 회수를 위해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을 상대로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상황이 이례적인 만큼 TRS 계약구조 변경을 제시하는 등 상황 조율에 나서고 있다. 서규영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지난 14일 라임 사태 중간 검사 브리핑에서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기발행 채권은 가져와야 할 돈으로 임의로 포기하게 되면 배임 이슈에서 걸린다는 입장”이라고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환매 연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만큼 상황 변경을 고려한 계약구조를 변경하는 것을 제안했으며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까진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전체 증권업 사업기반 약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대신증권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특히 고객 신뢰도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에는 타격이 클 수 있다. 김기필 실장은 “증권사 수익창출력의 근원이 소비자의 신뢰임을 고려할 때 신뢰도가 하락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평판이 저하되면 현재 증권사가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더라고 중기적으로 사업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나신평은 검찰 고발 등으로 평판 저하 가능성이 큰 신한금융투자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