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주항공, 가중되는 ‘불확실성’에 늦춰지는 이스타항공 인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2-17 15:19:24

코로나19 여파 '규모의 경제' 불가능…비용절감 만이 살 길

인수가 정해놓고 실사, 부담으로…피해 최소화 방안 모색

[사진=제주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가 긴급수혈에 나섰지만 회복 시기는 오리무중이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제주항공 입장에선 더욱 고민이다. 공급 확대가 어려운 가운데 비용절감만이 유일한 대안인 탓이다. ‘역발상 투자’라고 하기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는 17일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항공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유동성 지원, 각종 운항 관련 의무 이행과 사용료 납부 유예를 주요 골자로 한다.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는 최대 3000억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규시장 확보를 위해 중화권 노선을 대체할 운수권 배분 등도 추진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항공업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전반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유독 입출국객 변화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 내 오프라인 매장도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온라인 매출이 늘면서 일부 상쇄되는 분위기다.

국내 항공업은 전체 국제선 노선 중 중국이 2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공장 가동률 하락은 화물 물동량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앞서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몸살을 앓은 항공업계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시기 2월로 늦춰져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수 주식수는 497만1000주(51.17%)이며 거래대금은 695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불발되면서 목표를 선회한 셈이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노린다고 볼 수 있다. 이스타항공과 통합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가능성도 높다. 항공업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높아 몸집이 커질수록 유리한 탓이다. 제주항공 인당 매출액은 저비용항공사(LCC) 중 4위지만 인당 매출액은 1위로 운영효율성 측면 경쟁사를 압도한다.

그러나 애경그룹은 인수시기를 지난 1월에서 2월로 늦췄다. 실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부실한 재무구조가 드러난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 전반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심은 더욱 커져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 영업손실은 463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국제 여객단가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발생 전 수치라는 점이다. 전염병 확산으로 여행객이 줄어들면 단가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다.

과거 사스, 메르스 발생 당시 여행 감소는 약 6개월 내 회복되는 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반일 감정으로 여행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드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분명한 인수 의지···인수 시기는 조율

이러한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공급 확대가 원활히 이뤄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악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가격 측면 인수 부담은 낮아진다. 그러나 애경그룹은 이미 인수가를 정해놓고 실사를 했다. 통상 실사 후 가격을 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의지는 분명하지만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도 충분하다.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도 문제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단거리 노선 중심인 LCC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경쟁도 심화되면서 비용절감만이 유일한 대안이 되버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스타항공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인수가액을 정하고 실사에 나설 수 있었다”며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장점도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애경그룹에 불리해진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의지가 높다는 점에서 계약 불발 가능성은 낮지만 인수 후 수익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열악한 이스타항공 재무구조 개선보다 인수 시기 조율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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