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아나항공, ‘대형 VS 저비용’ 애매한 포지션 선회 방향은?

이성규 기자2020-02-12 09:19:16
신종 코로나, 항공업 매출 감소 불가피 체질 개선 성공 시 에어부산 합병 가능성도

[사진=아시아나항공]

[데일리동방] 항공업계가 반일감정 고조, 홍콩 시위 등으로 몸살을 앓은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막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은 HDC그룹 입장에선 현 상황이 야속하기만 하다. 아시아나항공 체질 개선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가피하다. 대형, 저비용항공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을 청산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10개 항공사와 인천·한국공항공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항공업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날 김현미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따른 항공여객 감소 추이가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당시 대비 빠르다”며 “국제항공 여객규모가 커지고 항공사도 늘면서 업계 전반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사스 유행이 최고조에 달한 2003년 4월부터 6월까지 중화권 입출국자 수는 직전년도 대비 50% 감소했다. 중화권을 제외하고도 26개국에서 670건 이상 발행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항공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됐다. 특히 아시아지역에 대한 여행 기피로 중화권 내 입국자 수 회복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렸다.

메르스 발병 당시(2015년 6~7월) 외래객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약 50% 줄었다. 8월까지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인 관광수요에 힘입어 9월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이번 신종 코로나는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했다. 치사율은 낮으나 확산 속도가 빨라 세계 각국이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 항공 수송도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난입으로 항공업계 전반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2018년 유가와 환율 상승 등은 비용을 증가시켰고 반일감정 고조, 홍콩시위 여파로 지난해 항공사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HDC, 아시아나항공 어떻게 만들까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요한 항공업 특성상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운용리스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새주인이 되면서 체질 개선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애매한 포지셔닝을 어떻게 해결할지 여부는 최대 과제이자 현 상황을 타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적 항공사이자 대형항공사(FSC)다. LCC와는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대한항공 대비 중단거리 취항 비중이 높아 LCC 증가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됐다. FSC 강점을 살릴지, 규모의 경제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LCC로 변모할지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이 FSC 전략을 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완충력을 보완하고 신규투자여력을 확보해 이미지와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2조5000억원이다. 신주와 구주는 각각 2조2000억원, 3000억원이다. 실제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부채비율은 최대 200%대(신종자본증권 상환 기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 중 65%(대수 기준)를 운용리스로 운영하고 있다. 금융리스 대비 유연한 자산운용이 가능하지만 조달비용 부담이 크다. 재무구조 개선 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금융리스 위주로 변경이 가능하다. 그간 운용리스를 고집했던 이유는 재무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 항공기 도입에 따른 이점이 사라진 것도 금융리스를 선호하게되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래에셋대우가 항공기 리스사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미래에셋대우가 설립하는 리스업체로부터 항공기를 공급받아 비용을 절감하고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에 이은 새로운 대체투자처를 찾게 된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 단위당 운임 추이를 보면 2015년 이후 양사 간 차이가 커지고 있다. 실질운임(유가, 환율 등 고려)이 대한항공 대비 상대적으로 하락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펼치면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비용절감 등이 현실화된다면 수익성 개선 여지는 높다. 흑자전환은 시기상조라 해도 근본 체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에어부산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에어부산을 매각한다면 자금 부담은 축소되겠지만 현 상황을 최악이라 가정하면 매각에 따른 득보단 실이 더 클 것”이라며 “지주사(HDC)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가 증손회사(에어부산) 지분을 100% 보유하는 데 유예기간(2년)이 있는 만큼 에어부산 거취 결정이 급하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용절감과 체질 개선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에어부산을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