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CC 구조조정, 에어부산·티웨이항공에 쏠리는 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12-12 04:27:00

제주항공·사모펀드 등 움직임 주목

이스타ㆍ에어서울 매물 매력 없어

[사진=에어부산 ]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국내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며 구조조정 신호탄이 됐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한일 감정 악화 등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시장은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재편이 불가피한 가운데 양사에 대한 시장의 반대되는 평가와 이들을 둘러싼 LCC 1위인 제주항공과 사모펀드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11일 금융데이터분석 전문업체 딥서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상장된 저가항공사(LCC) 주식을 동일비중(각각 25%)으로 투자했다면 벤치마크(코스피) 대비 수익률은 -7.41%다. 같은 기간 동일비중이 아닌 시가총액 비중으로 투자했다면 -18.76%로 도출된다. LCC 중에서도 덩치가 큰 제주항공 등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뜻이다.

국내 항공운송시장은 2018년 연결 매출액 기준 26조원 규모다. 이중 LCC는 상장(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과 비상장(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모두 합해도 4조4000억원, 약 17%에 불과하다. 국내 LCC가 가파른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입장벽 완화에 따른 경쟁 심화는 모두에게 독이 됐다. 대형항공사(FSC)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으면서 항공업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항공사가 지출하는 고정비 중 연료비를 제외하면 인건비가 가장 크다. 인당 매출액은 진에어(5억3418억원), 에어서울(5억1148만원), 에어부산(4억7810만원), 제주항공(4억4454만원), 이스타항공(3억8981만원), 티웨이항공(3억6608만원) 순으로 높다.
 

[LCC 인당 매출액. 단위: 만원 [출처:딥서치]]

그러나 인당 당기순이익은 매출액 규모에 비례하지 않는다. 심지어 에어서울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류비 등은 항공사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운영노하우나 전략 측면에서 LCC 내 ’대형사’라는 타이틀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시장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올해 들어 상장 LCC들도 적자전환하면서 구조조정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불리한 것은 단연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이다. 비상장사인 만큼 자금조달 창구도 제한적이다. 인당 순이익도 낮아 현 상황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최근 무급휴직을 시행했으며 매각설에도 휘말렸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한숨 돌리는 분위기지만 업계의 차가운 칼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LCC 인당 순이익. 단위: 만 원 [출처:딥서치]]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안정성 지표인 유동부채비율을 보면 에어부산(202.27%)도 고전이 예상된다. 부채비율은 무려 524.64%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유동부채비율은 103.82%, 부채비율은 201.41%다. 수익성 등과 동시에 고려하면 업계 구조조정 ‘태풍’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다.

제주항공은 LCC 1위지만 유동부채비율 143.36%, 부채비율 330.89%로 상장 LCC 중 에어부산에 이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유동부채비율 117.41%, 부채비율 295.28%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의 부채비율은 각각 484%, 972%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HDC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재무구조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HDC그룹도 아시아나항공 패키지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도 우려된다. 12일 아시아나항공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앞두고 분리 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매물로 나올시 크게 매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에어부산 향방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항공업계 구조조정 진로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합병해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있지만 자금문제를 고려하면 분리매각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려면 제주항공은 에어부산을 노릴만하다. 바짝 추격해오는 진에어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만큼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3위인 티웨이항공의 향후 전략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당 매출액은 국내 LCC 중 가장 낮지만 인당 순이익은 높은 편이다. 항공사 수익성과 직결되는 노선 운영 역량은 제주항공 대비로도 월등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은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단순 공급을 줄이기 보단 인기 노선의 적극 확대 등으로 대응 중이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두 기업 가치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에어부산은 매각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오른 측면이 있다”며 “밸류 측면으로 보면 티웨이항공은 업계 M&A나 자금 유치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항공산업에 사모펀드들이 속속 눈독을 들이고 있어 지분 매각 등 업계 전반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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