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HDC, 아시아나 인수] 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 피하는 법, LCC 매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11-12 14:00:19

9.6조 규모 부채 해결 시급…연 7000억 현금흐름으로 감당 못해

지배구조 문제ㆍFSC와 차별화 등으로 분리매각 가능성 높아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는다. 압도적인 금액을 써내 ‘속도전’ 면모도 보여줬다. 이제 남은 것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다. 향후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경영전략과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분구조를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HDC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DC컨소시엄은 2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입찰에 참여한 경쟁자들이 써낸 가격은 물론 시장이 예상한 1조5000억~2조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HDC컨소시엄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 능력을 보여주면서 인수 속도에 불을 지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쟁자들이 비슷한 가격을 써 냈다면 프로그레시브 딜(경매 호가 방식)로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 때 예상되는 최대 가격이 2조5000억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HDC컨소시엄 입장에선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의 품에 안긴 이후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9조6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이 투하자본수익률(ROIC)를 상회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이자비용이다. 연간 6000억~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흐름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재무부담을 줄이면 신용등급 상승으로 금리 수준은 하락한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당장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HCD그룹이 보유한 레저, 면세점 등과 항공업 시너지를 기대한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기내 면세점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항공기 내에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시내, 출국장 면세점 대비 운영비가 현저하게 낮아 ‘알짜 수익원’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이 또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이다. ‘통매각’을 원칙으로 한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의 요구를 충족한 만큼 인수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매각에서 자유롭다. HCD그룹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단순 ‘방법론’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HDC그룹 지배구조는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항공 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잔여지분을 사들이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자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재무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HDC그룹 내 여타 계열사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된다. 인수 후 추가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 HDC그룹 입장에선 부담이다.

본입찰 전부터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가능성이 제시된 만큼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국내 항공업은 저가항공사(LCC) 난입, 대형항공사(FSC) 차별화 부재 등으로 경쟁강도가 심화됐다. 특히 LCC는 항공업 내에서도 구조조정이 필수다. HDC그룹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을 매각한다면 이번 본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그룹에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 애경그룹은 계열사로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어 통합 운영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이 가능하다.

HDC그룹은 FSC 경영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 LCC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면 수익개선도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 항공업계는 구조조정을 거쳐 각종 부가서비스 등을 제공해 이전과 달리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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