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데일리人]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특허전쟁'…세계시장 'LG' 각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견다희 기자
2019-11-05 18:26:10

인공지능ㆍ로봇 등 신성장동력 마련 시급

구광모 회장 체제 혁신 속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LG전자 제공]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특허전쟁이 확대되고 있다. LG전자가 이번엔 중국 TV업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LG전자는 유럽 가전업체들에게도 특허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중이다.

조 부회장의 '특허전쟁'은 소송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 LG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글로벌시장 이미지 변신 외에도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고 스마트폰을 흑자로 돌려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더불어 다가오는 인사에서 조 부회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로 나오고 있어 재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 세탁기 신화 '일등공신'

1956년 충남 대천 출신의 조 부회장은 가업인 도자기 제조업을 맡으라는 부친 권유에도 반대를 무릅쓰고 용산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뒤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다.

그는 세탁기 전기설계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세탁기 설계실장과 연구실장, 세탁기사업부장을 거치는 등 '외길인생'을 걸으며 LG전자 세탁기를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조성진은 1990년대 세탁기 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던 LG전자에서 독자적 기술의 개발을 주도했다.

1999년 모터가 벨트나 풀리(pulley)를 거쳐 세탁통을 구동하는 간접 방식이 아니고 모터가 직접 세탁통을 직접 구동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냈다. 이후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세탁기를 개발해 LG전자 '트롬' 브랜드의 드럼세탁기를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전문업체로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트윈워시' 세탁기도 그의 작품이다.

더불어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일명 '조연가전'으로 불리는 가전시장을 창출해 혁신을 일으켰다.

◆ LG전자 위기순간 '구원투수'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지난 2016년 4분기에 약 5년 만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 최고경영자(CE0)로 등판했다. LG그룹의 유일한 고졸 출신 사장에 이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내부에서 높은 기대를 받는 동시에 무거운 책임을 동시에 안게 됐다.

그는 1인 CEO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조직쇄신과 변화를 이끌었다.

LG전자가 적자를 본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사업 적자가 주효했다. 또 생활가전과 TV 등 주력상품도 전반적 수요 침체와 원가 상승 탓도 컸다.

조 부회장은 주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사업 전담조직을 CEO 직속으로 신설하고 영업망을 재편하는 등 효율화 작업에 집중했다. 또 생활가전사업의 성공방식을 스마트폰 등 다른 제품까지 확대하기 위해 같은 부품을 여러 제품에 동시 탑재하는 등 생산단계에서의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가전제품과 TV는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해 LG전자 브랜드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했다.

그 결과 LG전자는 2017년 매출 61조3963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세를 몰아 2018년도에도 전년을 상회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생활가전과 TV사업 호조가 이어졌다. 특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건강 생활가전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 '특허전쟁' 왜?

LG전자는 현재 독일 뮌헨지방법원에 아르첼릭(Arcelik), 베코(Beko), 그룬디히(Grundig) 등 유럽 가전업체 3곳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진행중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중국 TV업체인 '하이센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의 TV전쟁까지 LG전자가 벌이고 있는 분쟁을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이 특허전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세계 가전시장에서 'LG'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과거 삼성도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며 큰 비용을 치렀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삼성과 애플이 양대산맥이라는 이미지를 전세계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 때문에 LG전자의 이번 소송도 크게 손해 볼 것 없는 싸움으로 보고 있다.

특허전쟁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로의 세대교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소송전은 적잖은 자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무진 선에서 결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단순히 이미지 각인을 넘어 이번 분쟁들을 통해 LG전자가 실익을 거두려면 결국 소송에서 이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조 부회장 체제를 더 확고히 정립하고 내부결속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삼성과의 TV전쟁 역시 승리하게 된다면 삼성전자 TV는 LCD라는 점을 강조하며 LG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의 차별점을 더욱 강조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분쟁을 벌이는 곳들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 변화에 속도 내는 '구광모 체제' 속 '조성진' 주목

조 부회장은 LG전자 새 성장동력 마련과 스마트폰사업의 실적 반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로봇과 AI, 전장사업 등 신사업은 구 회장이 LG그룹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분야로 강조하고 있어 올해부터 그가 직접 지휘하고 있다.

구 회장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전반에 안정적인 인사가 예측되는 가운데 LG 보폭이 가장 넓을 것으로 꼽히고 있다. 구 회장이 지난해 6월 부임 이후 변화의 폭을 키워왔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조 부회장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더불어 LG그룹 내 대표 60대 CEO로 분류된다. 조 부회장은 LG에 기여도가 높지만 변화에 속도를 내는 구 회장 체제의 혁신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을 주시하는 시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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