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맞은 롯데그룹…뇌물·횡령 신동빈 회장 오늘 대법 선고

조현미·전성민 기자2019-10-17 03:00:00
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속 ‘악재해소’-‘총수 부재’ 갈림길

국정농단 연루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데일리동방] 롯데그룹 ‘운명의 날’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연루와 경영비리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4)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오늘(17일)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7일 오전 11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한다.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도 병합해서 판결이 나온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을 하며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연장 등 그룹 현안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 씨가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총수 일가에 500억원대 ‘공짜 급여’를 주고,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주거나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회사에 13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K스포츠재단을 지원한 배경에 면세점 관련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경영비리 재판에선 공소사실 6개 가운데 2개만 유죄로 보고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을 함께 심리한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같은 해 10월 열린 항소심에서 2심 재판부는 뇌물공여죄를 인정하면서도 신 회장을 강요죄 피해자로 봤다. 또한 롯데시네마 매점을 총수 일가에 무단으로 임대한 혐의 하나만 유죄로 보고 나머지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여기에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주도한 범행에 가담한 정도라 책임이 다소 가볍다고 보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형량을 낮추고 구치소에서 풀어줬다.

신 회장도 그룹도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업계는 대법원 선고에 따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롯데 입장에서는 2심 판결 그대로 집행유예 확정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반면 대법원이 강요에 의한 수동적 뇌물 지급으로 봤던 2심 재판부와 다른 의견이거나, 경영비리에 대한 2심 재판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파기환송이 가능하다. 이 경우 재판이 다시 이뤄져 형량이 달라질 수 있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자리를 비울 경우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롯데는 2017년 지주 출범 이후 계열사 간 지분 정리와 금융계열사 매각 작업 등을 진행해왔다.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  고 카드·손해보험·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팔아 금산분리원칙 등 지주회사 기준 요건을 충족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중요한 퍼즐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계 주주 지분율을 낮추고 향후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날 신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롯데그룹 총수 일가와 롯데그룹 전·현 경영진도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신격호 명예회장을 비롯해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누나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에 대한 선고가 이날 나온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현 교촌에프앤비 회장),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에 대한 상고심도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