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도전과 과제

임상민 대상그룹 전무, 세번째 '감칠맛' 리더될까

이범종 기자2019-10-15 08:51:00
선대가 만든 제5의 맛 독보적 지위 걸린 승계 유력 후보 임상민 전무, 라이신 등 숙원사업 강화해야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ajunews.com]

[데일리동방] 대상그룹 임세령·임상민 전무가 세 번째 감칠맛 리더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자매 경영 수업이 한창인 대상가(家)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회사를 영속케 할 미원같은 총수를 기다리고 있다.

◆지분 장악력 앞선 동생에 시선 집중

미원과 청정원, 종가집으로 유명한 대상㈜의 실적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967억2100만원에서 지난해 1201억6200만원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655억7300만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718억5700만원으로 뛰었다. 식품과 소재, 식자재 유통사업에서 높은 시장지위를 확보하며 사업을 다각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미원류 시장 점유율은 93.8%로 압도적이다. 창업주 고(故) 임대홍 전 회장이 1956년 일본산 MSG에 맞서 내놓은 미원은 삼성을 비롯한 수많은 도전자를 좌절시켜왔다. 고추장(37.2%)과 김치류(42.8%) 역시 청정원과 종가집이 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상그룹 일가는 창업주 시절부터 연구・개발(R&D)에 매진해온 탓에 은둔 경영으로 불릴 만큼 대외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욱 명예회장 역시 외부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조용히 내실을 다져온 대상은 2016년 임 회장 딸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 승진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3세 경영 수업 2막에서 우위를 점한 쪽은 동생인 임상민 전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상 최대주주인 대상홀딩스(39.28%) 보통주 지분율은 임상민 전무 36.71%, 임세령 전무 20.41%, 임창욱 회장 4.09%(우선주 3.14%) 순이다. 대상 주식은 임창욱 회장이 보통주 1.18%(우선주 3.14%), 임세령 전무가 0.46%를 갖고 있다.

대상 3세 자매는 모두 대상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매 경영 체제 가능성도 있지만 1인 승계 시 임상민 전무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화여대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임 전무는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회사에서는 그룹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과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 홍콩 중국사업 전략담당 중역 등을 거쳤다. 현재 대상 식품과 소재BU 전략 담당 중역을 겸임해 그룹 핵심 전략을 짜고 있다.

뉴욕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임세령 전무는 식품BU 마케팅 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 동생보다는 덜 포괄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본인의 이혼과 임상민 전무의 미국 발령으로 후계 경쟁 구도를 보이는듯 했지만 지분 장악력은 물론 그룹 내 담당 분야에서도 격차가 있다. 임세령 전무는 그룹 경영보다는 개인 사업에 관심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어 임상민 전무가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환경 유기농식품 프렌차이즈 초록마을 주주 현황도 두 사람 중심으로 변해왔다. 2013년 임 회장 7.51%에 임세령 전무가 22.69%였던 지분율은 이듬해 임세령 전무 30.17%에 임상민 전무 20.25%로 재편됐다. 지난해 기준 두 사람의 초록마을 지분은 언니(30.2%)가 동생(20.3%)을 앞선다. 임상민 전무가 최대 주주인 대상홀딩스가 가진 지분은 2013년 69.31%에서 이듬해 49.1%로 줄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료=대상홀딩스]

◆숙원 사업 라이신에 거는 기대

임상민 전무는 그룹 숙원사업인 라이신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이신은 가축 성장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다.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가축 사료를 만드는 데 쓰인다. 개발도상국 경제발전에 따른 식생활 변화와 세계 육류 소비의 꾸준한 증가 등이 사료 수요를 높이고 있어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라이신이 그룹 숙원 사업인 또 다른 이유는 되찾아온 성장 동력이어서다. 대상은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을 개발해 1990년대 세계 3대 라이신 생산회사로 성장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사업을 6억달러에 독일 바스프로 매각했다가 2015년 되찾았다. 인수 비용은 1207억원이었다. 인수 직후 적자를 기록하던 이 사업은 생산공정 안정화와 판가 상승으로 2017년 이후 이익 창출이 시작됐다. 과거 제조경험과 글로벌 수급상황 개선, 전분당과의 수직계열화 덕분이라는 평가다.

연결매출에서 소재 부문 비중은 2014년 17%에서 지난해 27%로 올랐다. 소재부문 영업이익은 2016년 541억원에서 2017년 616억원, 지난해 668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세계 1위인 CJ제일제당 라이신이 아직은 높은 벽으로 버티고 있다.

시장 점유율 탈환은 새 총수의 주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2017년 인도네시아 전분당 신공장 준공 등 신사업 중심 외형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전분당 사업은 2018년 1분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대상은 1962년 미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높은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경쟁 심화와 해외 진출 과제가 3세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쟁사로부터 국내 매출을 지켜내고 입맛 영토를 동시에 넓혀가야 한다. 지난해 대상 매출액 2조9567억6200만원 가운데 국내 매출액은 2조1379억3600만원에 달한다. 아시아(5725억7000만원)와 유럽(1669억9000만원), 아메리카(644억5600만원), 오세아니아(101억1500만원), 아프리카(46억9500만원)가 뒤를 잇는다. 2조9000억원대인 2017년 매출과 비슷하지만 국내에서 줄어든 1000억원대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케다 키쿠나에 도쿄대 교수가 이름 붙인 감칠맛(우마미)은 해방 이후 국산 대체 조미료가 없어 부자만 누릴 수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창업주의 미원 개발이 오늘날 대상을 만들었다. 청정원과 종가집 이후 3세 시대에는 독보적인 맛에 대한 전지구적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