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한 지붕 두 소재사업…SKC·SK아이이테크 합병 가능성은?

백승룡 기자2019-08-16 13:43:13
.계열 사업확장 장려 문화 VS 시너지 효과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SK그룹 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 계열사 간 인수합병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빌리티 소재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SKC가 장기적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인수설이 나오게 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가운데 음극재와 분리막 관련 사업이 각각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분산돼 있어서다. 특히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자원개발부터 정유, 석유화학, 윤활기유,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사업영역이 방대한 탓에 소재사업의 기업가치가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6일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비정유사업을 다각도로 넓혀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주력사업으로는 정유,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분야가 꼽힌다"면서 "주가 측면에서 보더라도 분리막 등 소재사업의 가치가 정제마진이나 PX스프레드, 배터리 업황 등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소재사업을 추진, 지난 2005년 세계 세번째로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부품인 분리막을 독자 개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였다. 이어 지난 4월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분사시켰다.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소재사업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집계돼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 4975억원 대비 5% 수준에 그쳤다.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SK그룹의 소재기업인 SKC는 모빌리티 소재사업 확대가 한창이다. 현재 동박 제조업체인 KCFT 인수작업이 진행 중이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중 하나인 음극재를 감싸는 소재로, KCFT는 세계 1위 동박 제조업체다. SKC는 지난 6월 KCFT를 인수해 동박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하면서 인수절차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C는 지난 7일 '캐시카우'인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지분 49%를 쿠웨이트 석유화학회사 PIC에 매각하면서 약 54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KCFT 인수대금 1조2000억원 가운데 절반 규모를 단번에 만들어낸 것이다. SKC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빌리티 소재사업'에 대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SKC가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을 인수하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합병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를 모토로 각 계열사의 사업확장을 장려하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이 10년 이상 자리잡은 반면 SKC의 소재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격차가 큰 탓도 있다.

SK그룹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사업과 SKC의 동박 사업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과 관련한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며 "각 계열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을 굳이 그룹 차원에서 조정할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는 "(합병 시) SKC가 동박과 함께 음극재, 분리막을 함께 개발하거나 배터리 업체에 납품할 때 타 소재까지 추가로 계약하는 등 시너지효과는 예상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실질적인 진행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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