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업쇄신] "국내 임팩트금융 걸음마단계, 민간이 주도해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19-07-29 12:00:00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 인터뷰

"정부의존적 사회적금융 탈피"…패러다임 혁신

투자→환경·청년·고령화·지역 사회적가치 창출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 [사진=IFK임팩트금융 제공]

기업의 목표는 이윤 극대화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그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임팩트금융의 개척자로 알려진 이종수(66) IFK임팩트금융 대표는 "이젠 기업의 목표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팩트금융은 투자를 이끌어 사회문제 해결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이종수 대표는 임팩트금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정부 의존적 구조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 구조적 한계…"운동장에선 감독말고 선수가 뛰어야"

29일 만난 이종수 대표는 IFK임팩트금융을 '한국판 사회적 금융'의 완결판이라고 소개했다. 이종수 대표는 웨스트팩은행 한국지점 이사, 인도네시아 웨스트팩페닌은행 설립자, 캄보디아 아시아선진은행 설립자 겸 초대행장 등을 역임한 정통 뱅커 출신이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임팩트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그는 홍콩,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13여년 간 뱅커로 활동하다 1999년 귀국했다. '어떻게 하면 기업과 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까'. 당시 그의 화두였다고 한다.

발상을 실천으로 옮긴 출발점은 2002년 창설한 사회연대은행 '(사)함께만드는세상'이다. 하지만 빈곤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소액의 자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크레딧 구조로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기란 역부족이었다.

10년 후 설립한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가 다음 버전이다. '임팩트스토리'란 애칭을 갖고 있는 한국사회투자는 비영리법인이란 한계가 있었다. 정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다고 한다.

당시 서울시로부터 500억원을 위탁받아 공유주택 등 각종 사회적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에 위탁할 수 있었던 해당 사업과 관련한 법규의 내용이 바뀌어 사업 추진의 동력을 잃게 됐다고 한다.  

이종수 대표는 "6년 가량 운용해온 수 백억원을 시에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며 "사회적 프로젝트가 너무나 정부 의존적인 걸 이때서야 알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2017년 어느 날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임팩트 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헌재 전 부총리가 이종수 대표와 맞손을 잡자고 제의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은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가 결성된 배경이다. 그 해 11월 지금의 IFK임팩트금융이 설립됐다.

이종수 대표는 "임팩트금융은 다른 일반적인 투자처럼 적정한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데, 비영리가 아닌 영리란 의미"라며 "하지만 그 대상이 사회·환경적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 선순환이 중요한데 전통적인 '주는 복지'가 아닌 사회적 투자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가는 게 임팩트금융이고, 패러다임 혁신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임팩트금융 발현을 위해선 과거 정부 주도의 사업에서 탈피해 민간이 키를 쥐어야 한다는 게 이종수 대표의 견해다. 

그는 "우리나라의 운동장을 보면 선수(민간)가 아닌 감독(정부)이 경기에 뛸 때가 많아 안타깝다"며 "민간부문의 재원을 조성하고 민간중개기관과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등 민간 중심의 생태계 조성이 선결과제"라고 제언했다.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 [사진=IFK임팩트금융 제공]

◆ 법·제도 개선…국회임팩트금융포럼 등 네트워크 확대

IFK임팩트금융이 수행하는 사회적 프로젝트는 환경, 청년, 고령화, 지역활성화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사회적 투자를 주관하면서 재무적(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 쉽게 말해 돈도 벌고,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방식이다.

임팩트금융에 대한 국내 관심은 아직 적다. 세계 시장은 4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임팩트금융 시장은 2000억여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종수 대표는 설립초기인 만큼 기회는 더 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무엇보다 임팩트금융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금융네트워크를 2015년 결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금융네트워크는 발굴된 사회적 가치가 과연 사회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칠지를 측정하는 그룹을 말한다. 한국사회투자, 아산나눔재단, 행복나눔재단 등 중간기관(임팩트 투자자)들과 연구 단체 등 20여개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종수 대표는 특히 임팩트금융 관련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 2017년부터 11명의 국회의원들과 '국회 임팩트금융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분기별로 열리는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과 자본시장연구원장 출신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세금 공제와 관련해 기부 행위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지 말고 사회적 투자에서도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놓고 국회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수 대표는 "임팩트금융의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민간부문의 적정한 역할 분담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재원 확충과 더불어 사회적 프로젝트의 성공사례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종수 IFK임팩트금융 대표는?
=1954년 9월 24일 경기도 김포 출생
=서울고-서강대 경영학과-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1979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입행
=2001~2010년 에이온코리아 사장
=2002~2012년 사회연대은행 설립(대표상임이사)
=2012~2018년 한국사회투자 설립(이사장)
=2017년~현재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서민금융분과 위원장
=2017년~현재 IFK임팩트금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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