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사주 마법' 신영증권 오너일가 배당금 35%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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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2019-05-24 07:00:00

“경영권 강화 자사주, 배당금 챙기는데 일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영증권이 올해 250억원 수준의 배당을 결의하면서, 창사 이래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독특한 지분구조 때문에 오너일가는 10%대의 지분율로 총 배당금의 35%를 지급받는다. 올해 챙긴 배당금은 80억원을 웃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신영증권은 지난 15일 총 247억228만원의 결산 배당을 실시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보통주식은 주당 2750원, 종류주식은 2800원으로 배당금이 각각 책정됐다.

시가배당율(배당금/기준일 종가)은 보통주식과 종류주식이 각각 4.55%, 5.01%다. 기준일 종가는 지난 3월 31일이다. 다음 달 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승인하면 각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지급된다.

신영증권은 자사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오너일가가 받는 배당금 몫은 자신의 지분율을 크게 웃돈다. 총 배당금에서 자사주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현재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신영증권의 자사주(보통주+기타주식) 비중은 45.5%다.

신영증권의 원국희 회장, 원종석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비중은 19.3%다. 신영자산운용은 3.7%의 지분을 들고 있다. 총 68.5% 지분이 오너일가와 우호지분으로 구성됐다.

올해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가 챙긴 배당금은 보통주 66억5061만원, 보통주 21억1634만원 등 총 87억6695만원이다. 전체 배당금 가운데 35.4% 수준을 가져가며, 이는 오너일가 지분율 19.3%를 크게 웃돈다.

이 같은 지분구조의 큰 틀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작돼 2005년 무렵 완성됐다. 1998년 당시 원국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은 전체 유통 주식 가운데 9.7%에 불과했다. 소액주주의 지분은 90.2%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너일가는 지분 매입과 신영증권의 자사주 매입을 활용해 현재의 장악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오너일가는 이듬해 장내매입을 통해 10.1%의 지분율로 10%대를 돌파한 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2005년 17.2%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이후에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면서 20%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다. 신영증권의 자사주 역시 1998년 62만1353주(3.7%)에서 2005년 583만2163주(35.4%)로 급증했다. 이후 꾸준히 사들이면서 50%에 가까운 자사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자사주 비율의 증가는 결국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 1998년 오너일가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 지분수는 136만511주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한 보통주 가운데 15.5% 수준이다.

나머지는 우호지분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후 신영증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보통주 가운데 오너일가의 지분 비중이 2005년 기준 27.2%까지 올라갔다.

11.7%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오너일가가 늘린 보통주 지분율(자사주 포함) 증가가 6.7%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5%가량의 지배력이 자사주를 통해 강화됐다.

이후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자사주와 오너일가의 보통주가 늘어 현재 오너일가가 보유한 보통주는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 가운데 35.48%로 확대됐다.
한편, 신영증권은 창사 이래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처음 확인되는 1998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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